[원종섭 세계 현대시 詩 칼럼] 46. 기쁨을 수호하라 - 마리오 베네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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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세계 현대시 詩 칼럼] 46. 기쁨을 수호하라 - 마리오 베네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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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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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체하는 말과 죽음으로부터, 힘 있는 사람들과 슬픔으로부터

 

마리오 베네데티 Mario Benedetti
마리오 베네데티 Mario Benedetti

 

 

기쁨을 수호하라

 

 

 

 

전쟁터의 참호처럼 기쁨을 수호하라.

소문과 단조로운 일상으로부터

괴로움과 비참함으로부터

일시적인 없음으로부터

그리고 바꿀 수 없는 것들로부터

하나의 원칙으로서 기쁨을 보호하라.

놀라운 일들과 악몽으로부터

무관심과 사소한 것들로부터

달콤한 죄로부터

심각한 진단으로부터

하나의 깃발처럼 기쁨을 방어하라.

눈멀게 하는 빛과 우울함으로부터

너무 순진한 사람과 악당으로부터

공허한 미사여구와 아픈 심장으로부터

속 좁은 생각과 학문적인 편견으로부터

운명처럼 기쁨을 보호하라.

불과 그 불을 꺼 주겠다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해치는 일과 타인을 해하는 일로부터

게으름과 의무의 부담으로부터

행복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부터

하나의 확신으로서 기쁨을 지키라.

값나가는 것과 무가치한 것으로부터

시간이 쓸어 가는 것들로부터

덧없는 것과 기회주의로부터

가짜 웃음으로부터

하나의 권리로서 기쁨을 수호하라.

억압적인 신과 냉정한 겨울로부터

젠체하는 말과 죽음으로부터

힘 있는 사람들과 슬픔으로부터

운을 기대하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기쁨 그 자체로부터도. 

 

 

눈에서 안보이면 걱정이고

눈에서 보이면 더 걱정이고

보는 것이, 보이는 것이 중요해진 세상

나다운 나를 수호합시다.

 

 

 

마리오 베네데티 Mario Benedetti

1920~2009.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좌파 지식인으로 언론인이자 시인, 소설가입니다. 본명은 마리오 오를란도 아르디 암렛 브렌노 베네데띠 파루지아. 1920년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보다 더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은 우루과이 국민 시인입니다. 어릴 때부터 생계를 위해 온갖 일을 해야 했기에 그의 글에 하층 사회의 언어가 담겨있습니다. 40명 넘는 유명 가수가 그의 시를 노래로 만 들어 불렀으며, 세상을 떠났을 때는 우루과이 정부가 국장을 선포했습니다.

80여권의 시집, 소설, 극본을 남긴 그는 어디까지나 '단편과 소설을 쓴 적이 있는 시인'으로 기억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첫 시집 『잊지 못할 전야』(1945)와 그의 시의 상당수가 노래로 만들어져 에스빠냐어권 전역에서 불렸지만, 그를 전세계로 알린 작품은 두번째 장편소설 『휴전』(1960)이었습니다. 은퇴를 앞둔 49세의 홀아비 산또메의 일기를 통해 염세주의와 숙명론에 길들여진 도시 생활자의 초상을 그린  그의 작품은 전세계 2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고 두차례 영화화되었습니다

'Defensa de la alegria' from Cotidianas by Mario Benedetti, published by Siglo XXI Editores. © 1979 by Mario Benedetti. The Poems. Redfox0579 © Healing Poem of KAPT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한국예술비평가협회정회원, UNESCO교육문화전문위원,  NAPT 미국시치료학회 이사,  KAPT 한국시치유연구소 힐링포엠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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