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세계현대시 詩 칼럼] 눈사람 - 월러스 스티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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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세계현대시 詩 칼럼] 눈사람 - 월러스 스티븐스
  • wannabe
  • 승인 2023.01.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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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tter Me
꿈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눈 속에서 귀 기울여 들으며

 

 

칼럼니스트  원종섭
칼럼니스트 원종섭

 

 

               눈사람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서리와 눈 덮인 소나무

               그 나뭇가지를 응시하려면

 

               오랫동안 추워 봐야 한다.

               얼음으로 뒤덮인 노간주나무와

               저 멀리 반짝이는 일월의 햇빛 속

               거친 가문비나무를 바라보려면.

 

               바람이 내는 소리

               몇 남지 않은 나뭇잎이 내는 소리에서

               어떤 비참함도 생각하지 않으려면.

 

               그 소리는 대지가 내는 소리

               헐벗은 장소에서 부는

                바람으로 가득한 소리

 

                눈 속에서 귀 기울여 들으며

                스스로 무가 된 자는

                그곳에 없는 무와

                그곳에 있는 무를 본다.

 

 

 

               The Snow Man | Wallace Stevens

 

 

 

 

One must have a mind of winter

To regard the frost and the boughs

Of the pine-trees crusted with snow;

 

 

And have been cold a long time

To behold the junipers shagged with ice,

The spruces rough in the distant glitter

 

 

Of the January sun; and not to think

Of any misery in the sound of the wind,

In the sound of a few leaves,

 

 

Which is the sound of the land

Full of the same wind

That is blowing in the same bare place

 

 

For the listener, who listens in the snow,

And, nothing himself, beholds

Nothing that is not there and the nothing that is.

 

 

 

 

고요합니다

여러번 곱씹어 읽어볼 시 입니다

 

우리가 눈사람에,  겨울 나무에

감탄어린 응시가 머물면

그 대상의 주위에 영적기운이 피어납니다

누군가의 주의를 끄는것은 아름답고

거기에 더 오래, 더 많은 시선이 결집합니다

아름다움은 이런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무심한 눈사람 처럼, 잎을 벗어던진 나목처럼

때로 자신을 비울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자신의 실체와 마주하는 길입니다

 

 

월러스 스티븐스
월러스 스티븐스

 

 

월리스 스티븐스 Wallace Stevens

1879~1955. 미국의 모더니즘 시인이자 보험법 변호사였습니다. 18세기 초 종교적 박해를 피해 독일에서 건너온 이민자의 후손입니다. 펜실베이니아주 리딩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교와 뉴욕법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스티븐스는 그의 생애 대부분을 보험회사의 사내 변호사로 일하는 한편 여가를 이용하여 틈틈이 시작詩作을 하였습니다.

40에 이르러서야 <소풍금(小風琴, Harmonium)> <질서의 관념(Ideas of Order)>(1936), <부엉이의 클로버(Owl's Clover>(1936), <푸른 기타를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Blue Guitar)>(1937) 

노년에 이르러서도 <여름으로의 이동(Transport to Summer)>(1947), <가을의 오로라(The Auroras of Autumn)>(1950), 75세가 되던 1954년에는 <월리스 스티븐스의 시선집(The Collected Poems of Wallace Stevens)> 등을 꾸준히 발표하였으며, 그의 사후에도 여러 차례 시집이 간행되었습니다.

에즈라 파운드와 함께 미국시에 상징주의 기법을 도입한 스티븐스는 선불교와 일본 하이쿠의 영향을 받아 쓴 시 <검은 새를 보는 13가지 방법 Thirteen Ways of Looking at a Blackbird>에서 독창적인 시 세계를 선보였습니다. 대표 <눈사람The Snow Man>은 평론가들로부터 뛰어난 영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난해한 이미지와 메타포로 상상력과 실재와의 존재론적 긴장관계를 포착하는 것이 스티븐스 시의 큰 특징을 이룹니다

 

 

시에 대한 의견의 차이로 로버트 프로스트와 다투고,

어네스트 헤밍웨이와 주먹다짐을 했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퓰리처상과 볼링겐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원종섭   Won  Jong-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대중예술 비평가,  영미시전공 교육학 박사,  NAPT 미국시치료학회 이사,  KAPT 한국시치유연구소 힐링포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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