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세계 현대 詩 칼럼] 나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 크리스티나 로세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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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세계 현대 詩 칼럼] 나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 크리스티나 로세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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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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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원종섭 박사
칼럼니스트 원종섭 박사

 

나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나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날 위해 슬픈 노래를 부르지 마세요

내 머리맡에 장미꽃도 심지 마시고

그늘진 사이프러스도 심지 마세요

내 위에 푸른 잔디가

비와 이슬방울에 젖게 해주세요

그리고 생각이 나시면, 기억하시고

잊고 싶으면, 잊어 주세요.

나는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비가 내리는 것도 느끼지 못할 거예요

고통스러운 듯 노래하는

나이팅게일 소리도 듣지 못할 거예요

해가 뜨거나 저물지도 않는

희미한 어둠 속에서 꿈을 꾸며

어쩌면 나는 기억하겠지요

어쩌면 잊을지도 모르지요

 

 

When I am dead, my dearest

 

 

When I am dead, my dearest,

Sing no sad songs for me;

Plant thou no roses at my head,

Nor shady cypress tree:

Be the green grass above me

With showers and dewdrops wet:

And if thou wilt, remember,

And if thou wilt, forget.

I shall not see the shadows,

I shall not feel the rain;

I shall not hear the nightingale

Sing on as if in pain:

And dreaming through the twilight

That doth not rise nor set,

Haply I may remember,

And haply may forget

 

 

“ haply may forget 어쩌면 잊을지도 모르지요 ”

장미는 사랑, 사이프러스 나무는 상중(喪中)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 만수산을 나서서 떠나간 그내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다면,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제석산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내님의 

무덤에 풀이라도 태웠으면 “

김소월의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생각이 납니다

 

 

크리스티나 로제티 Christina Georgina Rossetti

1830~1894.  영국의 대표적인 여류시인의 한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시를 좋아하고 세련된 시어와 운율법으로 낭만적인 시, 종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 순결한 어린이의 마음을 노래한 동시를 썼습니다.  문학과 예술에 둘러싸여 자란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열두살 되던 해부터 시를 지었습니다.  《도깨비 시장》과 《왕자의 여행》등의 동요풍이고 공상적인 시를 써 예민한 감수성과 영적 고민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의 시들은 제라드 맨리 홉킨스 버지아 울프  등과 같은 작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신비스럽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그녀의 시 세계는 같은 해에 태어난 미국의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종종 비교되는데, 초자연적인 주제를 선호하는 경향은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은 상이하였습니다. 디킨슨이 자신의 방에 갇혀 당대 어느 시와도 닮지 않은 독창적인 시를 썼다면, 로세티는 그녀에게 익숙한 영국의 시적 전통 안에서 세련된 기술을 구사한 시인이었습니다. 디킨슨처럼 로세티도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크리스티나는 사랑과 죽음에 대한 시와 신앙시, 동시를 지은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그녀의 시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시 '자장가'로 알려지고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 죽거든'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1872년 작곡으로 알려진 모짜르트의 자장가 '잘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가 로세티의 시 자장가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중학교 영어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던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 죽거든'의 작가이기도합니다.

원제는 노래 Song 이지만, When I Am Dead, My Dearest' 이라는 제목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이 시는 32살 때 나온 첫 시집 '고블린 시장과 기타 시들'에 발표되며 크리스티나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한국문화예술 평론가, NAPT 미국시치료학회 이사, KIPT 한국시치료학회 시치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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