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세계현대시詩 칼럼] 말다툼 - 콘래드 에이킨
상태바
[원종섭 세계현대시詩 칼럼] 말다툼 - 콘래드 에이킨
  • wannabe
  • 승인 2022.11.29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우리가 삶의 장면을 좀 더 숭고하고
심미적으로 바라볼 수만 있다면 ”

 

 

말다툼 The Quarrel

 

원종섭 박사
원종섭 박사

 

 

 

 

 

 

 

 

돌연히, 말다툼 후에, 잠시 동안의 기다림

낙담하고, 적막함으로, 서로 고개를 떨군 채로,

눈꺼풀 손가락 한 번 꿈쩍없이, 희망도 없이, 그렇게 될 리 없다 고 알면서도

서로를 갈라놓은 말을 도로 주워 담고픈소망이 간절한 채로

 

방 전체가 침묵으로 깊어지는 동안, 우리의 침묵도 깊어지고

서로의 생각이 지나온 길을 따라 차근차근 되짚어본다.

어쩌다가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는 작은 소리에, 그 그림자도 함께 쓰러졌 는지.

그리고 연인과 연인이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지, 어쩌다가.

 

그리고 침묵이 흐르는 동안, 나는 통탄했다 - 아아, 이런 -

당신의 깊은 아름다움, 당신의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갈가리 찢겨,

한마리 잔인무도한 참새에 의해 갈가리 찢긴 빛바랜 꽃처럼 - 

이 가엾고 사랑스러운 아름다움, 이제 그만두려

 

그때에, 순간의 어두움이 가장 짙게 드리워진 그때에,

믿음이 희망과 함께 사라져버렸을 때, 빗소리들이 음모를 꾸민다.

사랑이 더 이상 엄두를 내지 못하고, 희망마저 흩어진 순간에 -

우리의 심금을 향해, 그 잿빛 아르페지오를 튕겨 연주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웃집 어딘가로부터,

음악이 연주된다. 당당한 현악사중주의 소리처럼

고요함을 깨고 흘러나와, 우리의 정적마저 깨고,

마치 불굴의 의지를 알리는 생명의 노래처럼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우리의 슬픔은 돌연히

신성한자의 애도에 의해 깊은 슬픔으로부터 빠져나와 꿈을 꾸듯

우리는 기억의 눈을들어, 서로를 바라보았다.

기쁨의 눈물이 흘러 눈앞을 가리우듯

 

또 다른 나뭇잎 하나가 조용히 떨어질 때 즈음,

그늘은 즉시 사라지고, 우리의 말다툼은 우스꽝스러운 일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천사의 목소리와 같은 음악에 날아올라

서로의 손을 잡고, 한마디 말없이 서로의 입을 맞추었다.

 

 

 

 

“ 한 편의 시가 어떤 방법으로 우리의 눈을 뜨게 하는지

일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살게 하는지

시가 흔하고 작은 경험들을 떼어내어, 느낌과 감성을 덧입혀,

서정적이면서 때로는 깊은 철학으로 마무리 짓는지

우리가 삶의 장면을 좀 더 숭고하고 심미적으로 바라볼 수만 있다면,

어떤 종류의 다툼이라도 해결될 수 있음입니다. ”

 

 

 

콘래드 에이킨 Conrad Aiken

1889-1973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의 죽음 이후, 그는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증조이모할머니 집에서 자랐고 1912년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의 첫 번째 시집  『승리한 지구』가 1914년에 발표되며 곧바로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에이킨의 작품 대부분은 정신분석학과 정체성 발달에 대한 그의 관심이 깊게 반영되었습니다. 1930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미의회 도서관의 시문학 고문으로 초빙되었습니다. 에이킨은 33권의 시집을 발간했고, 그 중에 그의  『시모음집』은 1954년 전미도서상 시부문 상을 수상했습니다. American writer and poet, honored with a Pulitzer and a National Book Award , and was United States Poet Laureate  from 1950 to 1952. The Poems redfox0579 © Healing Poem of KAPT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대중예술비평가,  NAPT 미국시치료학회이사,  KIPT 한국시료연구소 제주지소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