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세계 현대시 詩 칼럼] 나만의 생 - 훌리오 폴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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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세계 현대시 詩 칼럼] 나만의 생 - 훌리오 폴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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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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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예술 비평가  원종섭
대중예술 비평가 원종섭

나만의  생

 

 

 

 

그들은 꽃이게 하라.

사람들이 물 주고 거름 주고 보호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한낱 흙화분에 갇힌 운명이게 하라.

나는 차라리 못생기고 자신만만한 잡초가 되리라.

독수리처럼 절벽에 매달려

높고 험한 바위들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리라.

돌을 깨고 나와

광활하고 영원한 하늘의 광기와 마주하며 살리라.

시간의 산맥 너머로, 혹은 불가사의한 심연 속으로

내 영혼, 내 씨앗을 날라다 주는

고대의 바닷바람에 흔들리리라.

비옥한 골짜기에 무리 지어 자라며

찬사를 받고 길러지다가

결국은 탐욕스런 인간의 손에 뽑혀 버리는

좋은 향기가 나는 꽃이기보다는

차라리 모두가 피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잡초가 되리라.

감미롭고 향기로운 라일락이 되기보다

차라리 강렬한 초록풀 내음을 풍기리라.

강하고 자유롭게 홀로 설 수만 있다면

차라리 못생기고 자신만만한 잡초가 되리라.

 

 

우리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의 열정으로

이렇게 힘들지만,

삶의 무늬가 참 아름다운 그대로  

나다운 나를 지키며, 나답게 살아갑시다

 

 


훌리오 노보아 폴란코  Julio Noboa Polanco

1949~ . 뉴욕 출신의 푸에르토리코인 사회학자로, 엘파소의 텍사스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소수인종 교육에 관한 책을 주로 썼습니다. 유니테리언교도 Unitarian (삼위일체론을 부정하고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신이라는 유일신론을 주장하는 기독교의 한 파)로도 활동했습니다. 이 시의 원제는 <정체성>입니다. 'Identity'©Julio Noboa Polanco. Used with permission of the Author. Wannabe The Poems Redfox0579 © Healing Poem of KAPT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대중예술 비평가, UNESCO 교육문화 전문위원,  KAPT 한국시치유연구소 힐링포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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