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학회, 정기 문학탐방 ‘길 위의 길 찾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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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문학회, 정기 문학탐방 ‘길 위의 길 찾기’ 개최
  • 장혜경 기자
  • 승인 2022.06.07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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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시대에도 인간은 발달하고 성장한다. 시의 아름다움을 통하여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재구성하여 자아 통합력을 키운다

탐라문학회(회장 원종섭)는 지난 4일 제주올레 1코스 생태탐방을 통한 아름다운 제주 생태시 쓰기와 이생진 시비에서 시낭송 대회를 개최하였다.

올레길 1코스 시작점 간세를 지나서 첫 번째로 말미오름, 말의 머리처럼 생긴 이 오름은 두산봉이라고도 불리는데 소를 방목하는 곳이라 오르는 길에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들을 마주할 수도 있었다. 정상에 올라서면 발 아래 초록의 밭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성산마을, 정면에 성산일출봉과 우도까지 한눈에 담아 자연시 시쓰기에 몰입했다.

탐라문학회 원종섭 회장은 “불안한 시대에도 인간은 발달하고 성장한다. 시의 아름다움을 통하여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재구성하여 자아 통합력을 키운다. 앤데믹 시대를 대응하는 시의 미션과 비전, 코로나19 이후 회복탄력성을 위하여 삶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시를 통한 마음의 치유이다. 자연과 바다 그리고 성산포와 관련된 아름다운 제주의 시들을 음미해 본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 문명의 대전환 시기와 맞물려 격변하는 시대에서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가능 하려면 먼저 인간의 의식혁명과 실천의 변혁이 필요다. 지성, 감성 뿐 만 아니라 마음의 치유와 회복이 중요한 때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류성민 시인의 코스 설명에 의하면, 시흥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광치기해변에 도착하는 약 14.6km의 코스로, 약 4~5시간이 소요되며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문학인들에게는 최적의 ‘오름-바당 올레’라고 하였다.

조다은 시인이 말하기를, 발길을 돌려 말미오름을 내려오면 바로 새 알을 닮은 알오름이 시작된다. 말미오름과 알오름 모두 높지 않고 두 오름을 넘고 나면 나머지는 평탄한 길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경관을 구경하며 걸었다. 두 오름을 넘은 후 돌담과 들판을 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푸르른 종달리의 해변에 다다르게 된다. 시흥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면 한치나 준치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해안가 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끼며 바다시 쓰기에도 몰입했다.

이기은 시인은 덧붙여 말하기를, 오래 전 사람들에게 바다는 공포와 경외의 대상이었다. 비바람과 폭풍이 몰아칠 때마다 넘실거리는 바다, 두려움과 경외심으로 숭배되기도 했다. 맞은편 바다에는 우도를 보며 섬 주제의 시를 구상해 보았으며, 뒤를 돌아 지미봉의 시원함을 만끽하기도 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성산갑문과 성산항을 거쳐 수마포 해안에 도착하게 된다. 수마포해안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에 일본군이 23개의 파 놓은 동굴 진지가 남아있는 상처 많은 해안이다. 제주의 상흔을 가슴아프게 헤아려 보았다. 그러나 그러한 상처가 무색하게도 수마포해안에서 가까이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우도의 절경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성산일출봉을 옆에 끼고 있는 수마포해안을 지나 바닷길을 따라가면 광치기해변이 나오며 1코스의 종점이다. 광치기해변은 밀물 때에는 평범한 해변이지만, 썰물 때가 되면 드넓은 암반지대가 펼쳐진다. 광치기는 제주어로 빌레 ‘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이다.

이번 제주올레 1코스 문학탐방은 중년의 문학인들에게는 해안도로를 걷는 행복감과 완주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평화로운 나들이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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