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세계현대시詩 칼럼] 61. 꽃-김춘수
상태바
[원종섭 세계현대시詩 칼럼] 61. 꽃-김춘수
  • wannabe
  • 승인 2023.01.11 1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 Better Me
꿈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하나의 몸짓, 하나의 눈짓

 

시인 김춘수
시인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Flower                                                                                                                             

 Kim Choon-Soo  / translated by Won Jong-Sup                                                                                                            

 

  

Until I called her name 

She was just                                                                   

nothing but a gesture.                                                                   

 

When I called her name

She came to me                                                                       

And became my flower. 

 

Like I called her name  

It suits my color and scent

I wish someone would call my name

I also go to her and I

want to be her flower.                                                       

 

We all 

want to be something.

You to me and I to you

I wanna be an unforgettable glance.

 

 

 

 

아름답습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한국인이면  잘 아는

그 간결함 때문에 가장 많이 패러디되는 시

존재의 본질과 의미,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

타자에 늘 인식되고자 하는 인간의 꿈 

어쩌면 당연한 사실입니다.

돈이면 사람도 부리는 시대에도

아름다움에대한 앞선 생각으로

그대의 영혼에 푸른 빛이 흐르기를

기원합니다

 

 

 

 

김춘수 Kim Choon-Soo

1922-2004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정치인. 존재의 본질에 대한 고찰을 다룬 시로 유명합니다. 대한민국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나, 경기고를 졸업하고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학 예술학부에서 공부했으나, 1942년에 천황과 조선총독부를 비판하여 1943년에 퇴학당했습니다. 1946년에 귀국하여 통영중학교, 마산고등학교에서 교사를 역임하며, 1946년에 시 <애가>를 발표하면서 등단, 이 때부터 시를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1961년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교단에 들어선 그는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도 재직하며 문리대 학장을 지내다가, 1981년에 정계로 들어오며 교수직을 내려놓았습니다. 이후 시인과 평론가로서 활동했습니다.


1948년 첫 시집인 〈구름과 장미〉 출간을 시작으로 시 〈산악(山嶽)〉, 〈사(蛇)〉, 〈기(旗)〉, 〈모나리자에게〉, <꽃>, 〈꽃을 위한 서시〉 등을 발표하였습니다. 다른 시집으로는 〈늪〉,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타령조 기타〉, 〈처용(處容)〉, 〈남천〉, 〈비에 젖은 달〉 등이 있습니다. 1958년에 한국시인협회상, 1959년에 아시아 자유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한편 흑역사도 있었는데, 등단 이후 시에 정치적 견해나 현실을 잘 드러내지 않고, 허무주의에 기반을 둔 인간의 실존과 존재를 노래했던 시인으로서는 실망스러운 행보였습니다. 전두환대통령을 찬양하는 시를 지었다가 지금도 까이고 있는 서정주처럼 김춘수도 전두환을 찬양하는 헌정시를 지었습니다. 안타까운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공평하지도 못합니다. 익숙해져야 하는 현실을 생각해봅니다.  

 

칼럼니스트 원종섭 박사
칼럼니스트 원종섭 박사

 

원종섭   Won  Jong-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대중예술 비평가,  영미시전공 교육학 박사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