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세계현대시 詩 칼럼] 66.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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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세계현대시 詩 칼럼] 66.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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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3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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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tter Me
꿈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하악하악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그것을 살아낸 우리들의 삶에 대한 자부심

노년이 원하는것은 아름답다는 칭송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삶에 합당한 존엄과 품위입니다.

존재감과 존엄과 품위

이것이 삶이 진심으로 원하는 대접이겠지요.

 

 

 

이외수 李外秀  1946-2022

 대한민국의 작가입니다. 이외수는 외가 함양에서 태어나 강원도 인제 본가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춘천교대에 입학했다가 중퇴하고 같은 해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견습어린이들》로 등단했으며,  1975년《세대》(世代)의 문예현상공모에서 중편 소설 《훈장》이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춘천에서 30여 년간 거주하다가, 2006년이후 강원도 화천 다목리 감성마을에 거주하였습니다.  육군 제15사단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2020년 3월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별세하였습니다. 부인 전영자는 미스강원 출신으로, 그와의 사이에는 두 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이외수는 트위터 팔로워 수가 150여만명에 육박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었습니다. 

 

이외수
이외수

 

제주해군기지 건설 추진 당시 이외수는 트윗으로 "돌에게도 생명과 감정이 있습니다.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지 마세요"라고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2010년 중국이 조선족이 사용하는 조선어가 자국의 언어라고 주장하며  일명 한글공정을 추진하자 이외수는 "우리가 한글이라는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귀중함을 모르고 소홀히 하니 중국이라는 도둑이 이를 훔치려는 마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라며 비판했습니다. 또 "중국이 한글을 중국의 문화유산이라고 우기는 것은 한국이 만리장성을 한국의 문화유산이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외수는 2011년 11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 아베 총리가 한국을 '어리석은 나라'로 폄훼했다"면서 "총리님 이성을 완전히 잃으신 것 같은데 뇌검사 한번 해 보시지요"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2013년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독도는 한국 땅, 그리고 오늘은 독도의 날”이라는 글을 반복해서 올렸고,“독도는 천지개벽을 하는 날이 와도 한국 땅입니다. 일본은 세슘에 초밥 말아먹는 소리 그만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외수는 2014년 세월호사건과 관련하여 '가난한 아이들이 경주나 갈 것이지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갔다'라고 발언한 한기총 조광작 목사를 향해 '십자가에 못박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며 강력하게 비판하였습니다.

2012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 이외수 문학관이 개관되었습니다.

 

 

소설 《훈장》 1975년 《꿈꾸는 식물》 1978년 《겨울나기》 1980년 《장수하늘소》 1981년 《들개》 1981년《칼》 1982년 《산목(상)》 1987년 《벽오금학도》 1992년 《황금비늘》 1997년《괴물》 2002년 《장외인간》 2005년 《완전변태》 2014년 《들개》 2014년 《벽오금학도》 2014년 《보복대행전문 주식회사》 2017년

시집 《풀꽃 술잔 나비》 1987년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2000년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쉴 때까지》 2006년

에세이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 1985년 《말더듬이의 겨울수첩》 1986년 《감성사전》 1994년《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1998년 《날다 타조》 2003년《하악하악》 2008년《청춘불패》 2009년 《아불류 시불류》 2010년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2011년《마음에서 마음으로》 2013년 《먼지에서 우주까지》 2016년

 《사부님 싸부님 1, 2》 1983년 감성사전》 1994년 《흐린세상 건너기》 2002년 《외뿔》 2001년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2003년 《뼈》 2003년 《글쓰기의 공중부양》 2006년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2007년 《파로호》 2013년

 

머리를 감지 않고 수염을 깎지 않았습니다. 개집에서 잠을 자고 지붕 위에서 술을 마십니다. 젓가락을 던져 벽에 꽂고 초능력을 발휘합니다. 무박삼일로 취하고 담배를 하루에 7갑이나 피웁니다. 인터넷에서 젊은이들과 낄낄거리고 ‘반정부 활동’을 벌입니다.

 

이외수의 행적들은 너무 돌려 너덜너덜해진 영화 필름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 황당무계한 영화에서 이외수라는 배역은 두 개의 해석밖에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기꾼이거나 도인이거나. 그러나 그를 둘러싼 온갖 거품들을 걷어내면 작가의 분투가 보일 것입니다. 그는 60이 넘어서도 왕성하게 글을 쓰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중광스님과 천상병 그리고 이외수 인사동 귀천에서
중광스님과 천상병 그리고 이외수 인사동 귀천에서

 

척박한 문학의 토양에서, 이 비루한 인간의 현실에서 그가 택한 생존 전략은 무엇이었을까요.  그의 삶을 요약하면 "있는 힘껏 세상을 버텨내기" 아닐까요.

1978년 소설계에는 하나의 ‘사건’이 일어납니다. 당시 장편소설은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된 글을 묶어내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그해, 이름도 생소한 한 신출내기의 소설이 연재를 거치지 않고 출간되어 파란을 일으킵니다. 문단은 이를 ‘전작소설’이라 이름붙였습니다. 소설의 제목은 <꿈꾸는 식물>이고, 작가의 이름은 이외수였습니다.   필자가 고등학교 재학시절 성문종합영어와 공통수학의정석  위로 가슴 떨리며 밤새 <꿈꾸는 식물>을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고요합니다.

 

그가 찾은 구원, 선계

이외수는 시작부터 줄곧 문단의 아웃사이더였습니다. 참여문학에서도 순수문학에서도 그를 위한 자리는 없었습니다. “시대 상황에 저항하는 문학,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작가 취급도 못 받는 시대였죠. 하지만 문학이 시대적 사명감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됩니다.”라고 일갈합니다. 주류 문단은 그를 위해 ‘대중작가’라는 냄새나는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우리들의 디오게네스

“살아남는 비결 따위는 없어. 하악하악. 초지일관 한 가지 일에만 전심전력을 기울이면서 조낸 버티는 거야. 하악하악.”<하악하악> 작가들은 이름을 얻고 나면 강단에 서거나 무슨무슨 단체의 장을 맡습니다. 이때부터 권위는 늘고 창작은 줄어듭니다. 이외수에겐 애초부터 그런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현실을 치열하게 버텨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권위 없는 글을 써서 돈을 벌지만 국가에 구걸하진 않았습니다.

 

 

칼럼니스트 원종섭
칼럼니스트 원종섭

 

원종섭   Won  Jong-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대중예술 비평가,  영미시전공 교육학 박사,  NAPT 미국시치료학회 이사, KAPT 한국시치유연구소장, 월간 현대경영 CEO 힐링포엠 고정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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