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세계 현대 詩 칼럼] 15. 굴하지 않는다 -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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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세계 현대 詩 칼럼] 15. 굴하지 않는다 -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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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2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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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원종섭 박사 세계현대시 감상과 이해 열린 강좌 장면 Hanna Story
칼럼니스트 원종섭 박사 세계현대시 감상과 이해 열린 강좌 장면 Hanna Story

 

 

굴하지 않는다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엄습하는 밤에

나는 그 어떤 신이든, 신에게 감사한다.

내게 굴하지 않는 영혼 주셨음을.

 

생활의 그악스러운 손아귀에서도

난 신음하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우연의 몽둥이에 두들겨 맞아

머리에서 피가 흘러도 고개 숙이지 않는다.

 

천국의 문이 아무리 좁아도,

저승의 명부가 형벌로 가득 찼대도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임을.

 

 

 

Invictus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a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And yet the menace of the years

Finds and shall find me unafraid.

 

It matters not how straigh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  My Soul ”

“ 오늘 밤엔 불을 끄고 별을 켜봅시다

긴긴  세월 헛되이  보내고

좋은 의도는 화살처럼

과녁에 못 닿거나 빗나가 버린 걸

어찌 합니까

그래도 내 영혼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William Ernest Henley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1849~1903.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입니다. 유년 시절 결핵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 고, 에든버러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며 시를 썼습니다.  S. 파머와 함께 편찬한 《속어사전》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적은 고통과 함께 옵니다. 시인의 삶도 그랬습니다. 그는 12세 때 폐결핵에 걸렸습니다. 뼛속을 파고든 몹쓸균 탓에 훗날 왼쪽 무릎 아래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아야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쾌활하고 열정적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쓰기 몇 년 전 그의 오른쪽 다리에도 감염이 진행되었습니다. 의사들은 절단을 하여야 목숨을 건진다고 했지만 시인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3년에 걸친 끈질긴 치료를 받았고, 이 후 30년 가까이 더 살았습니다. 이 시에는 고통을 넘어선 자의 환희가 담겨있습니다. 

영화 인빅터스”에서 넬슨만델라가 읊었던 애송시입니다. 만델라는 죄없이 감옥에 27년 수감되어 있으면서 의지를 꺽지않고 마침내 남아공의 대통령이 되어 정적들을 용서하는 삶을 펼쳤습니다.

* Invictus 는 정복되지 않는” 혹은 굴하지 않는” 이라는 뜻의 라틴어 입니다.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길위의 인문학자, 한국문화예술비평가,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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