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위원장 김동명)이 정부의 노골적인 노조운영 개입과 통제 시도를 규탄하고, 노조법·소득세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지난 15일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지난 달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조법과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노조회계공시시스템을 도입하고, 1,000인 이상 노조가 회계공표를 공표하지 않으면 조합원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지난 15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위헌적 노조법·소득세법 시행령 헌법소원 심판 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에서 “노조법·소득세법 시행령이 노조와 조합원의 단결권, 평등권, 재산권 등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조세법률주의, 법률우위의 원칙, 부당결부금지 원칙, 자기책임의 원칙 및 평등원칙 등 헌법 질서를 위반했다”라며 헌법소원심판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개정 시행령은 세액공제를 볼모로 국가가 개입하여 공시시스템을 통한 결산결과 공표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어 헌법상 단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면서,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더라도 노조의 회계자료 공시의무와 연계하여 세제혜택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헌법에 따라 체결·공포되어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ILO 기본협약 제87호 결사의자유와 단결권보장 협약 제3조에 현저히 저촉된다”라며, “동 협약에 따르면, 노조는 완전히 자유롭게 운영 및 활동을 조직하고 계획을 수립할 권리를 가지고 정부는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이 권리의 행사를 방해하는 어떠한 간섭도 삼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일부 노조회계비리 문제를 꼬투리 잡아 노조운영에 개입하고, 노조혐오를 조장하고, 노조간 갈등과 분열을 획책하고, 각종 정부위원회에서 노조를 배제하고 있다”면서 “헌법상 노동3권을 무력화하고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협약마저 짓밟는 정부의 작태는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영 공공연맹 상임부위원장은 현장발언에서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 침해를 즉각 중단하고, 노사자치 보장하는 ILO 기본협약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라며, “공공연맹은 오늘 헌법소원심판 청구와 함께 정부의 노조운영 개입과 통제 시도에 결연히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락 금속노련 상임부위원장은 “정부의 회계공시는 회계의 투명성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정부가 노조의 회계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노조의 자주적인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는 청구취지에서 “정부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핑계로 노조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노조회계공시시스템에 결산결과를 공표하도록 하고, 이에 불응한 노조 및 조합원에 대해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이는 각 상위법인 노조법과 소득세법에서 위임한 바 없는 사항을 시행령을 통해 규정하는 것으로 위임임법 한계를 일탈한 위헌적 행정입법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1,000인 이상 노조 및 총연합단체에 공표의무를 부여하면서 이를 불이행 할 경우 의무이행의 주체도 아닌 조합원에게 세액공제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일종의 연좌제로써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이란 행정기관이 행정활동을 하는데 그것과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반대급부와 결부시켜서는 안된다는 행정법상의 원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