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자와 인권' 강문종 활동가 참가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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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자와 인권' 강문종 활동가 참가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줘
  • 이경헌
  • 승인 2019.12.14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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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공감 그리고 인권, 문화를 만나다’, 장애인당사자의 진솔한 이야기
장애인의 현실 잘 반영, 참가자들에게 공감과 감동

-동행자와 인권-

강문종(제주뇌병변인권협회 회원)

안녕하세요. 저는 뇌병변1급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강문종 이라고 합니다.

우선 저는 우측편마비로 인해 일상생활에 있어 많은 제약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체보행이 불가능한 관계로 휠체어에 몸을 맡겨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들 수 있는 작은 계단도 저에게는 다가 갈수 없는 높은 절벽처럼 느껴지고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이동수단을 걱정해야 하며 누군가와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훌체어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인지 알아봐야하고 영화를 보고 싶어도 휠체어로 접근을 할 수 있는지 장애인석은 따로 있는지부터 알아봐야합니다.

누구나 누리고 싶어하는 기본적인 삶이 저에게는 도전이고 경쟁이며, 절망일 때도 있습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는 저에게는 없었던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던중 활동지원제도가 생겨나면서 제 인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움부터 모든것이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거리를 좁히는게 우선이었습니다.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하고 신뢰가 쌓아면서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하나둘씩 가능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들에게 의존하지 않는게 참 좋았습니다. 활동지원사와 호흡이 맞으면서 집밖에 나오는게 두렵지 않게 되었고 기본적으로 누리고 싶었던 것들, 혼자서는 불가능했던 것들을 하나둘씩 해 나갈때 마다 내가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참고로 지금 저와 함께 함께 하고 있는 활동지원사는 12년째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알만큼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지난 12년간의 일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적어본다면 같이 독립영화를 만들어 출품해서 상도 받고 타 지역 장애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본적도 있었습니다. 8월의 한 여름 해수욕장에가서 여느 누구와 똑같이 물놀이도 해봤고, 활동지원사의 친구들 도움을 받아 한발 한발 딛어가며 오름을 등반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외 수많은 경험들을 함께 했습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였다면 절대로 저는 못했을 경험들어었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저에게는 추억이 되고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장애는 물론 힘들고 불편하며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장애가 있다고 모든것을 포기해야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리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장애인이 누려야할 기본적인 권리는 잘 보장되어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활동지원사와 했던 경험들은 아주 소중하고 좋은 추억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경험과 권리를 누리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바뀔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더 많은 노력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활동지원사와 제가 함께 했던 12년 ,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날들이 더 남아있기 때문에 더 좋은 환경과 제도, 더 이상 장애인의 인권을 걱정하지 않을 날들이 하루 빨리 올 것을 바라면서 이글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은 2019 세계인권의 날 기념을 맞아 (사)제주장애인연맹에서 ‘소통, 공감 그리고 인권, 문화를 만나다' 인권문화제에서 강문종 장애인활동가가 발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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