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살 넘은 나이에 등단한 ‘늦깎이 작가’ 윤복희 씨의 첫 동화집이 나왔다.
‘샛바람과 파도 소리’(한그루)는 윤복희 작가의 등단작들을 포함해 단편 동화 일곱 편을 묶었다. 그림은 신기영 작가가 그렸다.
출판사에 따르면, 표제작인 ‘샛바람과 파도 소리’는 아픈 손자에게 기꺼이 골수를 내주며 생명을 선물해준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예준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걷던 대나무숲의 샛바람을 떠올리며, 할아버지의 가슴에서 들려오는 따뜻한 파도 소리를 듣는다.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목소리가 담겨 있다.
‘앞으로 앞으로’는 온 세계 어린이를 다 만난다는 노랫말처럼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과 상상의 만남을 펼친다. ‘마술 피자’는 마법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계절을 들려주세요’는 생태와 환경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어린 오리 아름이와의 만남과 이별을 천진난만하게 그린 ‘보름아, 안녕!’도 감동과 재미를 함께 선사한다.
해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시 돌아온 바다’, 4․3을 소재로 쓴 ‘동백을 보며 기다릴 거야’는 제주의 이야기를 차분한 감성으로 전한다.
하우스 비닐이 지구를 힘들게 하고 억지로 만드는 열 때문에 파란 하늘이 잘 보이지 않잖아. 하늘에 스모그가 사라지고 낮엔 높고 파란 하늘에 양떼구름을 보며 양이 몇 마리인지 세어 보고 싶어. 그리고 깜깜한 밤이 되면 아기별들이 숨바꼭질하며 바쁘게 숨는 게 보이겠지. 그럼 반딧불이가 알려주러 나올 거야. 그럼 우린 햇빛, 바람, 비를 맞으며 싱싱하게 자라서 우리의 참맛을 자랑하고 싶어. 햇빛도 바람도 달게 먹이고 싶어. 제발 계절을 돌려줘! 우리의 생일을 찾아줘! 그러면 우리 모두 건강해질 거야.
어머니가 생각나시는지 할아버지의 목소리에는 눈물이 섞여 있었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듣던 할머니는 대나무 숲에서 나는 소리가 시집오기 전에 살았다는 삼척에서 들었던 파도 소리처럼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예준이네는 하늘까지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줄지어 선 대나무 숲에서 한동안 머물렀습니다. 그때 바람이 불어와 대나무가 흔들리면서 댓잎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를 들은 예린이는 여름방학 때 가족들이랑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가파도에 갔을 때 들었던 파도 소리 같다고 했습니다. 모두 자기만이 간직하고 있던 파도 소리를 상상하며 걷는 산책길이었습니다.
출판사는 “작가는 흥미 위주의 소재보다는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성적인 이야기에 주목한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도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문체로 어루만져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유년의 기억을 회상하며 감상할 수 있는, 온 가족이 함께 읽을 만한 동화집”이라고 소개한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이 동화집이 어린이 여러분의 새로운 보물 친구가 돼주길 소망한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시계태엽 역할을 하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