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한 편 읽는 오늘] ‘산딸나무 꽃’ - 강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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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한 편 읽는 오늘] ‘산딸나무 꽃’ - 강방영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1.06.05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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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꽃
산딸나무 꽃

산딸나무 꽃’

산딸나무 흰 꽃을 보러 숲길로 간다
연두색 새잎들이 초록으로 짙어 질 무렵
잎사귀들의 그늘에 기다림이 여울지면
낮에 뜨는 별처럼 한 송이 또 한 송이
숲을 밝히며 산딸나무 꽃은 피어난다고
꽃을 보던 어느 벗이 말했었지

그 별들이 여름을 부르는 숲에
또 다시 이어지는 기다림의 시간,
날아갈 자세를 갖추는 청초한 꽃들
별을 달고 선 산딸나무 아래를 지나며
성질 급한 나는 아직도 기다림이 싫고
아이처럼 뛰어가 빨리빨리 앞이 보고 싶다!
궁금하고 설레어 얼른 보고 싶다

강방영 시인의 시 ‘산딸나무 꽃’ 전문

강방영 시인
강방영 시인

강방영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산딸나무 꽃은 하얗고 별처럼 총총 나무 위에 떠 있다. 누구든 숲에 꽃핀 그 나무 옆으로 지나가게 되면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시선을 확 끈다. 초록색 짙은 숲에 하얀 꽃무리의 청아한 대조! 벗과 함께 봐도 좋고 혼자 봐도 아름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람의 성향은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꽃을 보면서도 기다림의 미학을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어지는 생명 활동의 속도를 따라가고자 기대에 설레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되었든 여름이 올 무렵 초록이 짙어가는 숲은 흰 산딸나무 꽃으로 인해 더욱 싱그럽고, 가을이 되면 그 나무가 붉게 익은 열매와 단풍 들어 분홍색이 된 잎들을 달고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강방영(姜邦英) 시인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출생, 제주대학 영어교육과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영어과 석·박사(문학박사) 졸업, 1982년 『시문학詩文學』지 9월호로 등단했다. 제주한라대학교 관광영어과 교수 역임, 제주일보 논설위원으로 30여 년 간 ‘시론’ 필진이다. 현재 국제PEN 한국본부 제주지역위원회 회장, 제주문인협회와 서귀포문인협회 시분과 회원으로 활기찬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시집: 『집으로 가는 길』(1986), 『생명의 나무』(1993), 『달빛 푸른 그곳』(1995), 『좋은 시간』(1997), 『은빛 목소리』(1999), 『인생 학습』(2005), 『내 하늘의 무지개』(2016) 『그 아침 숲에 지나갔던 그 무엇』(2018), 시 선집 『내 어둠의 바다』(2013) 저서: 『불멸의 연인 사포』(2003.)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시가 있는 산문』(200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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