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길, 추석秋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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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길, 추석秋夕
  • 한복섭
  • 승인 2023.09.2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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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길, 추석秋夕

  시인. 수필가 한 복 섭

 가을을 부르는 전령사를 들라면 단연 귀뚜라미다. 사람들은 귀뚤귀뚤 귀뚜라미 소리 내어 우는 소리가 들리면 추흥秋興에 젖기 시작한다. 그것도 별들이 조용한 밤에 우는 소리는 마음을 설레게까지 한다. 가을이여 어서 오라고. 시인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처럼 고향하늘을 향해 달려가 본다.
 
며칠 있으면 정겹고 민족의 고유, 대 명절인 추석 절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추석은 음력 팔월 십오일, 다른 말로는 ‘한가위’라고 부른다. ‘한’이라는 말은‘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즉, 팔월 십오일, 팔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일 년, 사계절, 계절마다 사계절을 나누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맹盟 초初 중仲 계季 음력 팔월 십오일은 가을의 중간인 중추‘仲秋’라 하였다. 이것에 착안하여 ‘중추절仲秋節’ 혹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왕王이 신라를 육六부로 나누었는데 왕녀 2인이 각부의 여자들을 통솔하여 무리를 만들고 칠월부터 다 함께 모여서 길쌈 적마績麻를 밤이 늦도록 하였다.
 팔월 십오일에 이르러 그 성과의 많고 적음을 살펴진 쪽에서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승자를 축하하고 가무를 하며 각종 놀이 하였는데. 이것을 가배嘉俳라 하였다. 이때 부른 노래가 슬프고 아름다운 회소곡會蘇曲이라 하였으며 이러한 행사를 가배라 부르고 있는 것은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
 가배의 어원은 ‘가운데’라는 뜻을 지닌 것으로 본다. 즉 팔월 십오일은 대표적인 우리의 대 명절이므로 이것을 의미하는 뜻으로 볼 수 있으며 다음은 이긴 편에게 잔치를 베풀게 되므로 ‘갚는다.’는 뜻으로 나왔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추석은 동서고금을 통해 우리의 즐거운 고유의 대 명절이다. 필자는 칠십의 중반 나이에 들어섰다. 유년 시절, 고향에서의 추석명절날을 떠올려 본다.
 휘영청 달月이 밝은 날이면 동네에서 여러 동무들과 강강술래에 어울려 밤늦도록 놀던 그 옛날의 운치가 그리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고향 길 추석,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오른다. 마음은 고추잠자리 날갯짓 하며 고향을 향해 머무를 지음 마음은 고향 하늘을 향해 달려가는데, 세상을 만들고 사람들을 동심으로 이끈다. 결실의 계절을 예고하듯 우리의 마음을 둥글게 한다. 그런가 하면 우리도 할 일이 있다.
 조상의 선묘를 찾아 예절禮節을 올려드리고 벌초를 해드려야 한다. 추석이 다가오는 이때 햇볕이 누그러져 풀들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몸은 여전히 고달프지만, 벌초를 하고 나면 마음의 뿌듯하고 풍성해진다. 계절은 인간이 어떤 오만 함도 위선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유달리 무더웠던 지난여름 잘잘못과 비 양심을 깨우치며 다시 맞는 이 가을의 고향 길, 추석절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동심이 세계는 모든 어른들의 마음의 고향입니다.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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