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읽는 오늘] 고길선 시인, ‘누에머리...,’ 등 10편, 이달의 詩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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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읽는 오늘] 고길선 시인, ‘누에머리...,’ 등 10편, 이달의 詩 선정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4.03.14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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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문예사조》 2024년 3월호 통권 399호에
고길선 시인 ‘누에머리 끝은 가칠하다’ 등 10편, 이달의 시인으로 선정

‘누에머리 끝은 가칠하다’

 

놀구름이 내려앉는 누에머리 끝에
가칠한 네가 있다.

발씬발씬 웃음 짓던 매초롬한 너의 얼굴은
이제 없고 거머멀죽한 수피만 떠오른다.
그제 오늘은 애써 잊어 도망갔고
어제, 오늘은 무심코 바닥에 뒹구는 너를 밟은
죄책감에 다숙이고 가슴 쓸어내린다.

달각거리듯 두들기고 문질 대어 가슴 한켠
묵직하게 누르는 아픔
빠각거리는 고르지 못한 숨결
그 소리 마중하러
급히 버선발로 나갔다.
터벅터벅 돌아서는 실망스런 내 발자국 돌고
돌아 제자리로 푸념하듯 쓰러진다.

담상담상 쌓아 올린 돌 틈 사이로
삐죽이 헤집고 들어온 어스름 녘 볕뉘가
기우스름하게 그루잠 자는
너의 등허리에 화살 볕 되어 꽂힌다.

가스러진 너의 머리 위로 괴괴한 적막감이
흐르고 잠시,
그 볕 튕겨 나가듯 신기루 되어 사라진다.

아마 가물가물한 아픔이
내일 오늘 그리움으로 보내고 나면
머리 위 망각이 하얗게 내려앉아 깊게
패인 볼우물에 미소 걸려 있겠지.

마루 끝 코숭이에 실잠자리 사붓이 내려앉는
내 마음도 두 빛 나래 활짝 펴듯 날아오르겠지.

고길선의 시, ‘누에머리 끝은 가칠하다.’ 전문

 

고길선 시인

고길선 시인이 《월간문예사조》 2024년 3월호 통권 399호에 이달의 시인으로 선정되어 화제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출신이 《월간문예사조》에 이달의 시인으로 선정되면서 소개된 작품은 <‘누에 머리 끝은 가칠하다’. ‘설눈이 나린다’. ‘겨울 愛’. ‘파르란 자국은’. ‘군드러진 줄기 끝 꽃 날개는’. ‘잠근 빗장 풀어’. ‘당신 그리운 날엔’. ‘커피를 내리며’. ‘아침 풍경’. ‘동행’> 등 모두 10편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귀동 출신인 고길선 시인은 2023년. 《월간 문예사조》 12월호에서 신인작품상 시(경계선 외 2편) 당선으로 등단한 바가 있다.

고길선 시인은 박물관 정학예사, 동아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고미술사 전공) 2007.~2013. 제주화석박물관 학예실장 2013. ~ 2020. 제주한울랜드 뮤지엄 학예실장, 2015년도 숨비소리시낭송회 회원 및 2023년도 회장, 2024. 1. 20. 사)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시분과) 회원, 2024. 03. 월간<문예사조>3월호, 이달의 시인 선정, 2023년 12월 22일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학관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간문예사조》 2024년 3월호 통권 399호 이달의 시인 소개
《월간문예사조》 2024년 3월호 통권 399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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