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시인’ 김순남이 다섯 번째 시집 『내 생에 아름다운 인연』 을 펴냈다.
첫 시집 『돌아오지 않는 外出』이래, 생애 다섯 번째 상재하는 시집이며, 12년 만에 펴낸 시집이기도 하다.
들꽃 시인이라는 표현처럼 시인이 카메라를 메고 한라산을 오르내리며, 산야의 들꽃을 찍는 유명한 사진작가라서 만이 아니다. 확실히 시인은 들꽃의 풍모를 느끼게 한다. 시인은 들꽃처럼 결코 도드라져 보이지 않으나,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표현할 줄 아는 단단함이 들꽃의 생명력을 닮았다. 시인이 들꽃을 찍는 연유를 묻는 어느 인터뷰에서 시인이 했던 말이 있다.
김순남 시인은 1953년 7월 28일 출생하여, 한국작가회의·제주작가회의 회원, 정방문학 동인(현), 1993년『문학세계』 12월호 신인문학상 당선 등단하였고, 1983년1995년 『월간제주』 객원기자·문화사업부장을 역임하였으며, 1999년~2005년 제주도정 신문편집위원, 1999년 ‘한라산지킴이’ 문화예술 분과위원장, 2003년 한라산 국립공원 ‘한라산 연구소’ 자문위원, 2011년~2018년 ‘제주섬문화 한라산학교’ 교장. ‘야생화이야기’반 강사(전)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첫 시집 『돌아오지 않는 外出, 『남몰래 피는 꽃』,『누가 저 시리게 푸른 바다를 깨트릴까』,『그대가 부르지 않아도 나는 그대에게로 간다』,공동시집 『섬은, 바다의 향기로 깬다』, 산문집 『섬, 바다의 꽃잎』,시화집 『들녘에 지다』을 발간하였다.
바람 한 줌 들지 않고
햇살 한 모금 내리지 않는 곶자왈에
키 크고 무성한 잎들이
네게는 캄캄한 밤일 수밖에 없었다
숨비소리 땅속에 콱콱 눌러 박고
애면글면 포자낭엽 만들어
무성에도 자손 일으켜 살만해 가는데
이 무슨 사나운 광풍이란 말인가
도틀굴 목시물굴 반못 벵디굴 억물에
피토하는 주검의 바다를 건너며
이 땅의 시원으로 살고 싶었다
작다고 깔보지 마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잡풀대기가 아니다
내가 곧 주인이요 역사요 평화다
‘제주고사리삼’ 전문
허영선 시인은 “엎드려 대지의 노래를 듣는다. 대지의 만가가 솟아난다. 김순남 시인. 그는 저 여리고 낮은 꽃들의 입으로 시대에 응답한다. 그러니 지금 이 흔들리는 시대, 그래도 버텨낼만하지 않은가. 그저 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겸허의 뿌리가 떠오른다. 황량한 들의 꽃들마저 시인의 초상이다.”라고 하였다.
한희정 시조시인은 “여기 한라산을 온전히 품고 사는 시인이 있다. 시인의 시작점이자 귀착점은 이 산의 들꽃이다. 시인의 들꽃엔 일만 팔천 신이 살고,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이별한다. 불의에 항거하는 몸짓 또한 지극하고, 생명존중의 신실함이 충만하다.”라며 “오늘은 어느 후미진 골짜기 『내 생에 아름다운 인연』을 찾아 “소멸해 가는 이름을 부르”고 있을까. 발자국마다 들꽃들의 의로운 동행이 있어 외롭지는 않겠다.“라고 하였다.
김경훈 시인은 ” 맑은 영혼의 서기(瑞氣)가 편편마다 아련하다. 고희(古稀)의 들꽃 같은 지고지순(至高至純)이다. 시심(詩心)은 행간마다 온통 순박하게 영글고, 그 길을 따라 연민(憐憫)은 아스라이 흐르고 있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