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기행 19코스: 조천 만세동산에서 김녕 서포구까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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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기행 19코스: 조천 만세동산에서 김녕 서포구까지(3)
  • 김영희
  • 승인 2022.11.2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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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 신흥리 마을의 발자취
다른 마을, 제주도, 지구촌의 발자취와 미래
영국의 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독창적 개념 '도전과 응전'
제주도, 지구촌의 도전과 응전
공자의 왕도정치, 인격 혁명이 필요한 시대
지금 세계 인류는 냄비 안의 개구리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제주도 연안이 죽어가고 있다
신흥리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마늘 밭과 가을 하늘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신흥리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마늘 밭과 가을 하늘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신흥리 마을은 힘이 센 두 마을 사이에서 힘들었다. 동쪽으로는 함덕리, 서쪽으로는 조천리. 1915년 1월 7일 분향 독립하였다. 두 마을에 예속되어 자치권을 행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해 3월에 향사를 새로 지어 마을의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1963년 지역사회개발 시범 마을로 선정되었다. 1967년 전국 모범 농어촌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2001년 해안도로가 개통되었고 2007년 마을 진입로와 연결되었다. ‘조천읍 신흥리 100년의 발자취’가 적힌 표지석을 보면 그동안 마을 사람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조천읍 신흥리 100년의 발자취' 표지석에는 그동안 마을 주민들이 역경을 이겨낸 발자취가 잘 담겨져 있다.
'조천읍 신흥리 100년의 발자취' 표지석에는 그동안 마을 주민들이 역경을 이겨낸 발자취가 잘 담겨져 있다.

설촌 유래 표지석에 의하면 마을 이름이 탐라순력도와 제주읍지에 왯개(倭浦:왜포), 탐라지와 해동지도에 옛개(古浦:고포), 일제 강점기의 지도에는 신흥리로 표기되었다고 한다. 새로(新) 일어나는(興) 마을(里), 마을 이름에 마을 사람들의 염원이 잘 담겨있다. 조선 시대 마을 서쪽 관곶에 있는 왜포연대가 동쪽으로 함덕연대, 서쪽으로 조천연대와 교신하였다. 1898년 마을 원로들이 모여 의논하여 북쪽이 크게 허하여 살을 막기 위해 방사탑들을 세웠다.

두 표지석을 보고 있으면 신흥리 사람들이 가졌을 마을에 대한 자긍심이 신흥리 백사장의 밀물처럼 가슴에 차오른다. 그래서인지 마을이 잘 정돈된 느낌이다. 신흥리 마을을 보며 우리 고장 다른 마을들의 역사와 미래도 생각하게 된다. 더 나아가 제주도, 지구촌의 역사와 미래에까지도.

수많은 신흥리 사람들의 희사로 건립된 아담한 신흥 초등학교는 제주다문화교육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수많은 신흥리 사람들의 희사로 건립된 아담한 신흥 초등학교는 제주다문화교육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영국의 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라는 책을 27년간 집필하여 12권으로 완간했다. 거기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독창적 개념을 내놓았다. 직면한 도전에 잘 응전한 문명만이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제주도가, 우리나라가, 우리 지구촌이 당면한 도전에 잘 응전하고 있는 것일까.

지구촌의 기후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80억의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는 얼마 전 예술공간 이아에서 보았던 영상물이 생각난다. 때마침 제주 미술제도 산지천 갤러리에서 ‘기후 제주’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신흥리를 지나면 함덕리다. 제일 먼저 함덕 포구를 만난다.
신흥리를 지나면 함덕리다. 제일 먼저 함덕 포구를 만난다.

기후와 환경 문제는 한 나라만이 아니라 모든 나라의 참여가 중요한 문제다. 한 개인만이 아니라 모든 개인의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 더구나 보이는 데서 보다도 보이지 않는 데에서도 지키려는 정신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모든 개개인의 인격 혁명과 공자가 말했던 패도정치가 아니라 왕도정치가 지금 세계 정치사에 필요하다. 가능할까. 하지만 지금 지구촌의 현실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만은 자명하다.

함덕 포구를 돌면 함덕해수욕장 맨 서쪽 끝자락에서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인 금등, 대포가 방류된 곳에 표지석이 서 있다.
함덕 포구를 돌면 함덕해수욕장 맨 서쪽 끝자락에서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인 금등, 대포가 방류된 곳에 표지석이 서 있다.

냄비 안에 개구리를 넣어 온도를 빨리 세게 가열하면 뛰쳐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개구리는 기분 좋게 있다가 죽는다고 한다.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개구리 요리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지금 우리 지구인들의 상태가 지구라는 냄비 안의 개구리같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신흥리 마을의 신흥초등학교는 제주다문화교육센터로 변했다. 신흥리를 지나면 바로 함덕리다. 자그만 함덕포구가 반긴다. 함덕 포구를 돌아가면 함덕 해수욕장의 맨 서쪽 끝자락이다. 하염없이 펼쳐진 에머랄드 빛의 아름다운 바다를 지닌 함덕 해수욕장과 바다에서 육지로 기어 올라가는 듯한 물소(犀牛) 모양을 닮았다는 서우봉이 마주한다.

이곳 가두리 시설에서 야생적응훈련을 받은 남방큰돌고래 네 마리가 방류되었다. 저 멀리 물소(서우)가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가는 형상이라는 서우봉의 모습도 보인다.
이곳 가두리 시설에서 야생적응훈련을 받은 남방큰돌고래 네 마리가 방류되었다. 저 멀리 물소(서우)가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가는 형상이라는 서우봉의 모습도 보인다.

그곳에 ‘금등, 대포 고향 바다의 품으로’라는 표지석이 있다.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금등, 대포가 2017년 7월 18일 이곳에서 방류되었다. 불법 포획되어 돌고래 쇼에 이용되었던 태산이와 복순이는 2015년 7월 6일 방류되었다. 이곳 가두리 시설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받은 두 달 후에.

남방큰돌고래는 인도양과 서태평양 열대 및 온대 해역에 주로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서만 발견된다. 연안 정착성이라서 먼바다에 나가 살 수 없다. 해안 난개발, 해안도로 건설, 갯바위 파괴, 해안 매립,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선박 물돌량 증가 등으로 서식지가 70% 이상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산지천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 제주’ 특별전에 가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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