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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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한복섭
  • 승인 2020.07.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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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수필가. 한 복 섭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 고향집 동무들과 숨바꼭질하며 부르던 노랫말이다.

한 여름의 뙤약볕이 뜨겁다. 거리에는 아름드리 심어 있는 나뭇잎들이 초록빛의 물결을 이루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지만, 정작 한민족, 한나라를 상징하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못내 아쉽다.

한나라를 상징하는 꽃이나 식물을 가리켜 우리나라 한글을 만든 훈민정음 학자들의 의해 무궁화를 우리나라 꽃으로 이름을 지정했다. 나라꽃 무궁화는 법과 제도를 정해지기 이전, 반만년 역사를 갖고 강화도 마니산 제천단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문헌은 기록하고 있다.

단기4345(2012)년 전 단군 성조께서 하늘을 가리키는 꽃, 천지화로 하나님께 단군 조선의 개국과 조선민족의 영원무궁함을 기원하신 데서부터 우리나라꽃으로 법과 제도를 넘어 겨레의 뜻을 담아 꽃피워 내려오고 있다.

민족성을 담고 다섯 꽃잎 속에 충·효·신·용. 인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믿음과 용기, 어질고 착한 심성을 꽃피우는 밝고, 맑고, 곱고, 깨끗한 우리나라꽃 무궁화다.

아침이 열렸다. 몇 년 전 이맘때의 일이다. 장애인의 문화행사로 인천시 송도, 연세대학교국제캠퍼스를 들른 적이 있다. 송도거리에는 무궁화 꽃을 가로수로 심어있는 풍경을 보았다. 지금도 하얀색 연보라 빛으로 무궁화 꽃나무를 심어있는 것이 눈에 선하게 비춰온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아름다운 풍경에 감명 받았다.

제주는 자연이 잘 보존된 국제관광도시라고 한다. 어딜 가나 나무숲이 우거진 곳, 제주의 허브인 곳자왈···. 한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가는 곳 마다 수많은 나무들과 아름다운 꽃은 심어있어도 나라꽃 무궁화는 잘 보이지를 않는다.

학교 마당 어디에도 무궁화는 없다. 배움의 터라 할 수 있는 곳인데도 말이다. 사라봉 밑, 충혼비忠魂碑에는 몇 그루의 무궁화 꽃이 심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나마 가끔 길을 지나다 길모퉁이에 무궁화 꽃이 피어있는 볼 때면 안도의 숨을 내쉬곤 한다.

해질 무렵 집으로 오는 길, 근처에 있는 어느 초등학교 마당을 들어섰다. 많은 나무와 아름다운 꽃들이 살랑살랑 부는 저녁 바람에 초록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심어있는 나무들 가운데 내 마음의 무궁화는 없었다.

올해는 8.15광복절 73주년 되는 정말 뜻깊은 해다. 남과·북 칠천만 온 겨레의 가슴에 전국 방방곡곡 삼천리반도 이 강산, 너와나의 가슴에 한그루의 무궁화 꽃을 심는 통일의 날이 오기를 두 손 모아기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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