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야기를 연에 담아 띄운 창작자들
‘천천히 날았더니 구름이 바람이 별이 내 친구가 되었는데’
10월 13일 을숙도에서 개막
지난 여름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창작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연을 하늘에 띄웠다. 바람이 달라지면 줄을 당기고 놓았고, 연이 떨어지면 주워 다시 날렸다. 연을 잡아주는 사람과 바람을 살피는 몸, 다시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함께한 작업이었다. 이 과정과 창작자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을숙도에서 열린다.
뉴키즈인베스트먼트는 문화예술 기획 기업 위케이션(대표 오정민)이 기획·큐레이팅·전시디자인·접근성을 총괄하는 ‘천천히 날았더니 구름이 바람이 별이 내 친구가 되었는데’가 오는 10월 13일부터 25일까지 부산 을숙도문화회관과 낙동강문화원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신경발달장애 창작자인 변예솔, 최하은, 안드레, 황유찬의 작업과 외부 참여작가 심승보, 조태성, 박준수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저마다의 이야기와 상상을 담은 작품들이 관람객을 만난다. 전통 연 작업은 장애 창작자의 고유한 표현을 지역의 풍경과 연결한다. 전통공예 수업과 제작에는 부산광역시 무형유산 지연장 보유자 배무삼이 함께했다. 종이에 담긴 이야기가 바람을 받아 움직이기까지 만드는 손과 날리는 몸,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이어진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제안하는 감상 태도는 ‘멀리서 보기’다. 하늘에 뜬 연은 가까이 다가가 세부를 살피기 어렵고, 바람에 흔들리거나 잠시 시야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다시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경험은 작품을 대하는 속도를 늦춘다. 여기서 ‘멀리서 보기’는 창작자의 세계를 서둘러 해석하지 않고, 서로 다른 표현과 속도를 존중하며 만나는 태도이기도 하다. 위케이션은 이 감각을 바탕으로 창작자의 표현을 충분히 바라보며 각자의 세계를 만나는 전시를 구상했다.
위케이션 오정민 대표는 “통합돌봄과 통합교육은 한 사람이 지역사회 안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 머물며, 어떤 관계를 만들어가며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위케이션은 인권과 문화경험 접근성, 환경 등 사회적 의제를 작품의 주제와 감상 방식, 지역과의 협력으로 풀어내는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문화예술 기업이다. ‘천천히 날았더니 구름이 바람이 별이 내 친구가 되었는데’에서도 작품을 소개하는 일과 관람객이 작품에 다가갈 수 있는 조건을 함께 다룬다. 촉각감상 전시물, 쉬운 글·큰 글씨 안내, 휠체어 이용자를 고려한 동선과 현장 지원 인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입장료는 무료다. 별도 예매 없이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