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안부 — 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 10월 3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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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부 — 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 10월 3일 개막
  • 박준형 기자
  • 승인 2026.09.3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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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예술가 6인의 초대전 「안부 — 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가 오는, 10월 3일(토)부터 9일(금)까지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별관 5층 모두미술공간 전시실1에서 열린다. 출품작 40점은 자연과 더불어 관계를 통한 안부를 그린 작품이며, 이 가운데 25점은 관람객이 직접 만지며 관람할 수 있다.

참여 작가 대부분은 살아가던 중 시력을 잃었다. 그 시간에 먼저 안부를 물어 준 것은 가까운 사람들, 그리고 자연이었다. 나무 아래를 걸을 때 발 밑에서 부서지는 잎 소리, 아침마다 우는 까치 소리, 거친 파도 소리가 말을 걸어왔고 작가들은 그 덕분에 다시 붓을 들었다. 이번에는 작가들이 먼저 안부를 건넨다. 바다와 산, 들꽃과 물고기를 담은 40점이 “요즘 어때?”, “얼굴 좋아 보인다!”는 한마디를 대신한다.

〈힘찬 폭포〉 박환,
〈힘찬 폭포〉 박환

출품작을 관통하는 형식은 부조적 회화(浮彫的 繪畵)다. 평면 위에 재료를 쌓아 올려 표면에 요철을 만드는 방식으로, 눈으로 보는 그림이 아니라 손끝으로 읽는 그림에 가깝다. 박환 작가는 캔버스 위에 흙과 실, 청바지 조각, 나무껍질을 얹어 산과 폭포를 세웠다. 재료가 마르면서 갈라진 결이 그대로 산등성이가 된다. 정은교 작가는 검게 칠한 점자지 위에 거즈를 감은 빨대를 흩뿌려 붙이고, 한지와 실리콘으로 물고기의 비늘을 만들었다. 한영희 작가는 코스모스와 제부도 가는 길, 남해 바다를 화폭에 담았고, 유진 작가는 야광 물감으로 바다의 잔상을 그렸다. 최경은 작가는 점자의 여섯 점에서 출발한 도자 작품을, 허은빈 작가는 캔버스 위에 점토를 얹어 형상을 세우고 그 위에 색을 올린 그림을 선보인다

 〈기댈 곳_쉼〉 최경은

미술관은 대개 “만지지 마세요”라고 안내한다. 이 전시는 반대로 만져 달라고 청한다. 출품작 40점 가운데 25점이 터치 관람 대상이며, 현장 스태프에게 말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시각장애 관람객만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표면의 결과 온도, 재료의 무게를 손으로 확인하는 경험은 비장애 관람객에게도 작품을 다르게 읽게 한다.

주식회사 에이블라인드 양드림 대표는 “그동안 시각장애 예술가들은 주변에서 물어와 주는 안부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한다”며 “이번에는 작가들이 그 받은 따스함을 되돌려주려고 한다. 손끝으로 작품을 읽고, 그렇게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산토끼〉 허은빈, 2026,
〈우산토끼〉 허은빈, 2026,

접근성 장치도 함께 마련된다. 바닥에 설치된 입체 가이드라인을 발로 밟으며 동선을 따라갈 수 있고, 작품 캡션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막과 음성 해설, 작품 묘사를 함께 담은 배리어프리 해설 영상이 열린다. 전시장은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으며 장애인화장실과 전동휠체어 충전기, 심신안정실을 갖췄다. 점자 리플렛도 비치된다.

관람객도 안부를 전할 수 있다. 오늘의 감정을 돌아본 뒤 자기 자신에게 건네는 안부 편지를 받아 갈 수 있고, 엽서에 주변 사람에게 보내는 안부를 적어 전시장 우체통에 넣으면 에이블라인드가 대신 부쳐 준다. 전시의 인쇄물은 초대장부터 리플렛까지 모두 편지와 엽서 형태로 제작됐다.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담은 인터뷰 영상 상영과 아트 콜라보 굿즈 소개도 마련된다.

개막일인 10월 3일(토) 오후 3시에는 오프닝 파티 「작가와 안부를 묻다」가 열린다. 작가 인터뷰 영상 상영으로 문을 연 뒤, 참여 작가 6인이 두 차례에 나누어 관람객과 직접 안부를 주고받는 순서 등이 마련되어 있다. 오프닝 파티는 전시와 더불어 배리어프리를 지향하며 수어통역을 제공한다. 오프닝 파티 종료 후에는 작가 도슨트와 자유 관람이 이어진다.

전시 기간에는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현장 도슨트가 운영되며, 참석 작가 일정은 에이블라인드 인스타그램(@ablind_ar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요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주식회사 에이블라인드는 시각장애 예술 크리에이터 에이전시로, 2021년부터 시각장애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며 전시와 행사를 함께 기획해 왔다. 2023년 『검은색 사랑』과 『물의 색』, 2024년 『나의 모든 순간』, 2025년 『달찮은 하루』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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