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울림은 분리하고, 전용 시설은 통합하는 제주 장애인체육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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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울림은 분리하고, 전용 시설은 통합하는 제주 장애인체육의 모순
  • 김명식 기자
  • 승인 2026.05.22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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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정 장애인 체육인 (제주장애인체육발전포럼)

6.3 지방선거의 열기가 제주 전역을 달구고 있다. 후보마다 제주의 미래를 설계하는 수많은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장애인체육은 이번에도 변두리 과제로 밀려난 모양새다. 산적한 현안 속에서 소수인 장애인체육인의 목소리가 후순위로 밀리는 현실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관련 법에 따라 당연직 장애인체육회장을 겸임한다. 즉, 도지사 후보들에게 장애인체육은 단순한 복지 공약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조직의 미래다. 정책은 책상 위 논리가 아니라 현장에서 땀 흘리는 체육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릇이어야 한다.

현재 제주의 장애인체육 행정은 축제처럼 마땅히 섞여야 할 곳에는 ‘칸막이’를 치고, 장애인의 운동권이 보호받아야 할 전용 공간에는 ‘통합’을 강요하는 모순적 상황에 놓여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장애인 도민체전의 분리 개최’와 ‘장애인 대상 체육관’ 등의 시설 운영 정책이다.

먼저, 도민체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자리에서 호흡하며 진정한 ‘어울림’을 완성하는 전 도민의 축제여야 한다. 그러나 제주는 화합의 상징이 되어야 할 이 소중한 통합의 장을 굳이 분리하여 개최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정작 당사자인 장애인체육인들 대부분이 왜 굳이 이 소중한 기회를 나누고 쪼개어 개최해야 하는지, 그 명확한 이유조차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설 운영 정책 또한 현장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건립 취지가 무색하게도 ‘반다비 체육관’은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외곽에 자리 잡았으며, ‘장애인스포츠센터’는 어울림이라는 명목하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프로그램 비중을 5:5로 설정하는 등 주객전도된 운영 방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장애인의 전문성과 이용권이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할 공간에서조차 정작 장애인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동안의 정책은 비장애인 체육의 틀을 답습하거나, '어울림'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정작 주인공인 장애인 체육인들을 소외시켜 왔다. 후보자들이 장애인체육 관계자 특히 임원들과의 간담회로 현장의 목소리를 다 들었다고 자부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차기 도정은 현장의 요구가 행정에 직접 닿을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은 멈춰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에 답이 있다. 이제는 제주 장애인체육인들의 땀방울에 진심으로 응답할 '진짜 회장'을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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