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산책: 힌두교
상태바
종교 산책: 힌두교
  • 김영희
  • 승인 2024.03.29 0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디가 풀이한 바가바드기타(M.K.Gandhi interprets the Bhagvadgita)를 중심으로(142)

-왕과 장관과 백성
-미라(Mira)의 '가느다란 실'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와 현대인의 심리적 계급 제도
-우리는 지금의 부모와 가정, 지역사회, 국가, 세계를 선택하여 태어나지 않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제)을 수행하는 '가느다란 실'

왕과 그의 장관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의 예를 들어보자. 장관은 행정 체제의 틀 안에서 다스린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이 세상의 순례자이며 세상의 법에 순종한다. 우리가 하는 똑같은 일을 하도록 강요한다면 무지한 사람들의 마음에 혼란을 심어주게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하인에 불과하며, 따라서 자발적으로 노예인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미라(Mira)는 자신의 타고난 본성의 일에 복종했기 때문에 자신을 가느다란 실로 묘사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저항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신의 의지에 복종했기 때문에 ‘가느다란 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단순히 육체를 유지하기 위한 만큼만 먹는 사람은 미각을 즐겁게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법칙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자아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서 크리슈나(Krishna)에게 복종할 것이다.

 

 

<해설>

힌두교에는 카스트 제도가 있다. 카스트의 각 계급에는 자신이 할 역할이 있다. 브라만 계급은 브라만 계급대로, 크샤트리아 계급은 크샤트리아 계급대로, 바이샤 계급은 바이샤 계급대로, 수드라 계급은 수드라 계급대로.

카스트 제도를 현대에 맞지 않는 나쁜 제도-사실 현대인들을 카스트 제도보다 더 사악한 심리적 계급 제도를 마음속에 품으며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재산, 학벌, 외모 등으로 심리적으로 이미 계급을 재단해 놓으면서-라는 고정관념에서만 벗어나기만 한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에 적용해도 무방할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이 태어난 가정과 지역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에 대하여 수행해야 할 일과 책임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지금의 자신처럼 특정한 부모와 가정, 특정한 지역 사회, 특정한 국가, 특정한 세계-지구 밖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면-를 선택하여 태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태어나고 보니 이미 주어진 것이다.

 

그리스도교적으로 말하면 신에 의하여 이루어졌든, 불교적으로 말하면 연기법으로 이루어졌든 태어나고 보니 이미 운명처럼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와 같은 운명적인 상황을 만들어 준 신에 대하여(또는 불교적으로 얘기하면 인연에 대하여) 순종하는 ‘가느다란 실’이 되면 된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의 이 세상과 이 시대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될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숙제를 풀어나가면 될 것이다.

그래서 간디는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명령(카스트 제도일 수도, 신일 수도 있다)을 수행해야 하는 하인에 불과하며, 따라서 자발적으로 노예인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