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자 시인, 두 번째 시집 『흐트러진 오늘을 비워낸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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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자 시인, 두 번째 시집 『흐트러진 오늘을 비워낸다』 펴내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1.09.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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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듯
익숙한 주변의 이야기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무자 시인
이무자 시인

이무자 시인이 제2집 『흐트러진 오늘을 비워낸다』를 제주문화예술재단으로부터 제작비 일부 지원을 받아 도서출판 다층에서 세상에 펴냈다.

이번에 펴낸 제2시집에는 ‘시인의 말’에서 “질주하는 시간을 따라 / 햇살 한 줌 끌어당기려 /귀동량 눈동냥으로 / 여리게 강인하게 말아 드는 / 흔적들을 곱게 물들여 / 오늘을 담고,/ 오늘을 비워내며,/ 오늘을 엮는다”라고 밝혔다.

이무자 시인은 “익숙하지 않은 듯 익숙한 주변의 이야기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라며

제1부. ‘나는 설렌다’ 편에 ‘탄생을 설렘으로 다가와 신비스럽게 너그러워지는 자아의 발견의 설렘을 투영했다.’를 주제로 24편의 시가 수록됐다.

제2부. ‘물들이다’편에 ‘추억의 어린 추억 속, 작은 손톱에 꿈을 실고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그리움을 붙들어 물을 들인다.’주제로 21편의 시를 수록했다.

3부. ‘참 예쁘다’ 편에 ‘노을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한의 여유로움으로 바다를 물들이는 붉은 노을을 낚는다.’는 주제로 22편의 시를 수록했다.

제4부. ‘뭉클하게 다가온다’편에 ‘조상들의 얼이 담긴 설화, 그 속에 담겨있는 서민의 삶의 애환과 후대에 물려 줄 것이 무엇인지를 탐지했던 고뇌와 노고를 귀 동량 눈 동량으로 오늘을 담고, 오늘을 비워내며 오늘을 엮는다.’는 주제로 21편의 시와 후미에 고성기 시인은 ‘수국이 쓴 산수국 같은 시’라는 주제로 해설을 수록했다.

고성기 시인은 “이무자 시인을 대할 때마다 6~7월 장마에 그 빛을 발하는 수국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여유 있고 한 송이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여럿이 어우러져 풍요로운 연보랏빛 수국! 그러면서도 오랫동안지지 않고 피어 ‘열흘 가는 꽃이 없다’(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는 끈기와 무덤덤함, 내가 이무자 시인을 수국에 비유하는 이유는 그와 같은 특성이 그의 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높게 평했다.

이무자 시인은 제주시 아라동 출생, 한국방송통신대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1년 〈모던포엠 〉 시 등단, 제1시집 『비틀거리는 언어』에 이어 이번 제2시집『흐트러진 오늘을 비워낸다』를 출간 했다. 2021년 〈소년문학〉 설화동화 신인문학상을 수상 했다. 제주문인협회, 새별문학회, 국보문학회, 운앤율, 온라인 설화문화 연구소 등에서 회원으로 문학 활동을 활발하게 펴고 있다.

이무자의 제2집 『흐트러진 오늘을 비워낸다』, 펴낸곳 :도서출판 다층, 값10,000원
이무자의 제2집 『흐트러진 오늘을 비워낸다』, 펴낸곳:도서출판 다층, 값10,000원

               '노송을 바라보며'
 

신촌 바닷가 올레길
갯바위를 베개 삼아
해풍을 품은 늙은 소나무가 길게 누워있다

누워있어도 향기는 여전히 짙어
코끝을 자극하는 세월의 깊이
딱딱하게 굳은살을
어루만져 보기도 하고 툭툭 쳐보기도 하지만
발길을 잡는 전율에 그저 바라볼 뿐
그 속을 들여다볼 수도 읽을 수도 없다

물결에 밀려 부서지는 파도를 닮은
내 아비의 삶을
다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어
솔잎 끝보다 더 뾰족하게 쏘아붙이고
문 앞을 서성거리다
무작정 걸었던 그날처럼

상처마저 살이 된 늙은 소나무 앞을 지나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길
계절은 또 지나간다

이무자의 시 ‘노송을 바라보며’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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