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희 정승의 모피 이불과 청렴 백신
상태바
[기고] 황희 정승의 모피 이불과 청렴 백신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1.06.09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효진 / 서귀포시 관광지관리소 감귤박물관 운영팀
박효진
박효진

황희 정승은 조선 초기 재상으로 18년간 영의정에 재임하여 세종대왕에게 가장 신임받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황희 정승이 오랜 기간 신임받을 수 있던 이유는 그의 청렴함에서 찾을 수 있는데, 다음 일화 속에 청백리(淸白吏)로서의 그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황희 정승이 한 능력 있는 젊은이를 종성부사에 임명하였다. 그 젊은이는 감사의 표시로 조그만 이불 하나를 만들어 주었다. 황희 정승이 그 이불을 덮고 자는데 왠지 다른 이불보다 따뜻하고 좋아서, 속을 뜯어보니 모피 털이 들어 있었다.

황희 정승은 다음날 그 젊은이를 파면시켰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황희 정승은 이렇게 답했다.

“성의는 나도 잘 압니다. 그러나 내가 그를 추천한 것은 나라에 공헌하라는 뜻이니 굳이 나에게 감사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그런 일로 이만한 선물을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그를 잘 못 본 것입니다.”

황희 정승이 조그마한 모피 이불 하나에 이토록 단호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부정․부패의 바이러스 같은 특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한사람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주변에 퍼져나가듯이, 사사로운 부정이라도 방치한다며 그 부정이 번져 조직 전체를 위협하게 될 것을 두려워한 것이다.

황희 정승의 청백리로서의 마음가짐은 지금 시대에서 돌아보면 부정․부패를 막아 주는 일종의 백신과도 같다. 백신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 항체를 생성해주면, 바이러스의 침입에도 이겨낼 수 있듯이 우리가 청백리의 마음을 가진다면 부정․부패의 유혹에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