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학관, 2023 제주문학난장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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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학관, 2023 제주문학난장 개최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3.10.2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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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자 시인, 허유미 시인
‘제주바다’를 소재로 북토크 개최
김신자 시인과 허유미 시인은 제주문학관에서 북토크를 개최했다.
김신자 시인과 허유미 시인은 제주문학관에서 북토크를 개최했다.

제주문학관(관장 강용준)은 개관 2주년을 기념행사로 21일 오후3시30분, 2023 제주문학난장을 ‘제주바다’를 소재로 제주문학관에서 좌여순(제주문인협회)사무국장의 진행으로 개최하였다. 

이날 북토크는 ‘물숨의 기억으로 파도치는’ 주제로 제주어로 시와 수필을 쓰는 김신자 시인과 제주해녀의 딸 허유미 시인이 함께 했다.

김신자 시인은 “어릴 적 물마중을 나가면서 바다에서 직접 보고 경험했던 어머니의 모습과 제주해녀들의 애환을 보고 자랐기에,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시 속에 담아두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해녀들에게 있어서 물질의 시작이자 끝을 맺는 장소인 불턱에서, 어머니에게 따뜻한 물 한 바가지를 머리에 씌워 주자 그 따뜻한 온기로 추위를 이겨내고 고무옷을 벗는 어머니의 몸에는 살꽃이 피어났다”며 어릴 적 바다의 기억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신자 시인은 “추운 겨울날, 물위로 나온 어머니의 몸은 울긋불긋 붉은 기미가 잔뜩 끼고, 핏줄이 일어나는 처절한 고통인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해녀들은 ‘살꽃 피었다’, 또는 ‘살에 꽃 피었다’고 비유하는 게 너무 놀랍고 숭고함까지 느낀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시 속에 녹아든 제주어 ‘살꽃’, ‘자나미’, ‘적울음’, ‘물어멍’, ‘난바르’, ‘곱숨비질’, ‘물숨’, ‘헛물’ ‘거욱대’ 같은 시어들은 제주어 감정 어휘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라며 “어머니에게서 들었던 귀에 익은 입말들이라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자신의 문학 작품 속에 꼭 기록해 두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사회자는 “시란 과연 무엇이며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

김신자 시인은 “한 편의 시를 통하여 자신의 세계관을 담아낸다.”라고 말하였다. 
이어 “어떠한 정신으로 어떤 문학적 지향점을 가지고 내 작품을 창작하고 있는지, 정말 나의 시는 나에게 어느 정도 정직하고 솔직한가를 시를 쓸 때마다 늘 고민한다.”라며, “시를 쓰면서 나를 발견하고, 더 부지런하게 되고, 그러한 기록들이 나의 거울이고, 나침반이고 나를 자극시키는 채찍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꾸준하게 시를 쓸 것이다.”라고 답했다.

허유미 시인은 “어머니는 지금도 모슬포 바다에서 해녀 일을 하고 있다.”라며 “어릴 적 아버지가 배 한 척을 사는 바람에 창고를 리모델링한 집에 살았던 경험을 기억한다.”라고 했다. 허 시인은 “처음에는 초라하고 작은 집 한 칸이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다가, 바다도 한 칸, 하늘도 한 칸, 한 칸 안에 있을 때 서로의 얼굴이 가장 크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며 “힘들지만 그런 경험으로, 어머니의 숨비소리로 긍정적인 마음을 키우게 되었다.”라고 옛날 일들을 털어놓았다.

제주문학관은 2023 제주문학난장 개최했다.

제주해녀들은 "용왕님의 물건을 훔치고 대신 내 젊음을 바다에 두고 왔다."라고 말한다. 어머니가 딸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질 기술이나 해양 지식 등을 전수하며 오랜 세대를 걸쳐 이어오고 있는 해녀문화는 두 작가의 가족들의 모습이기에 많은 문학인들과 일반 시민들의 공감을 샀다. 

1시간 30분 동안 김신자 시인의 시집 「용수리, 슬지 않는 산호초 기억 같은」 과 허유미 시인의 시집 「우리 어멍은 해녀」를 읽은 독자 입장에서 참석한 사람들이 서로 질문하고 작가들의 대답을 듣는 시간이 짧음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두 시집을 읽은 독자들의 시낭송 시간은 메마른 감성을 키우는 북토크의 꽃이었으며, 눈부신 가을은 한 편의 시와 함께 무르익어감에 흐뭇했다.

김신자 시인은 1969년생으로 차귀도와 누운섬이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한경면 ‘용수리’가 고향이다. 1989년도 한섬문학회, 한라산문학회 등 동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2001년 제주시조 지상백일장에 당선되었으며 2002년에는 MBC여성백일장과 전국시조공모전에 당선되었고, 2004년에 <열린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당산봉 꽃몸살」, 「난바르」, 「용수리, 슬지 않는 산호초 기억 같은」을 발간하였고, 제주어수필집 「그릇제도 매기독닥」, 「보리밥 곤밥 반지기밥」을 발간하였다. 
또한 뉴제주일보에 ‘고재만 화백·김신자 시인의 <시와 그림으로 보는 제주어>란 타이틀로 매달 2회씩 작가 노트와 제주어 어휘풀이와 함께 4년째 연재하면서 제주어를 지키는 일에 남다른 사랑으로 기여하고 있다. 
제주문인협회, 오늘의시조회의, 제주어보전회 회원이며, 독서논술, 제주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허유미 시인은 1979년생으로 제주에서 바람 많고 파도가 가장 세다는 대정읍 모슬포에서 태어났다. 
2016년 『제주작가』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9년 『서정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길로 들어섰으며, 2023 박영근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청소년 시집 「우리 어멍은 해녀」를 발간하였고, 공동시집으로 「시골시인J」를 발간하였다. 한국작가회의, 제주작가회의 회원,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제주문학관에서는 오전 체험부스, 연극(바다가 활짝 피었습니다), 한창훈 소설가 초청 문학 특강, 오후1시에는 구모룡(한국해양대학교)교수와 오어진(제주바다와 소설), 김승립(제주바다와 시) 등의 특강 및 학술대회와 퓨전국악특별콘서트(갓대금 앙상블)가 있었다.

제주문학관, 2023 제주문학난장 포스터
제주문학관, 2023 제주문학난장 포스터

 

‘살에 핀 꽃’ 

일찍이 어머니가 헛물에 날 데려간 건
잔잔한 푸른 바다 보라는 게 아니었다
허탕 친 물질이어도 꽃 핀다 이거였다

가난은 왜 저토록 쓸쓸한 맨살일까
물숨의 기억들이 까치발로 서성이고
달그락 수저 놓는 소리 허공을 내려온다

물굿소리 스며든 가까운 얕은 물창
어머니 살꽃보다 놀란 그 눈알고둥
둥글고 모진 가난을 몇 바퀴나 굴렸을까

이런 삶 기어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보려
일찍이 어머니가 헛물에 날 데려간 건
싸락눈 쏟아지는 날 살꽃을 보라 이거였다

김신자 시인의 ‘살에 핀 꽃’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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