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기행 19코스: 조천 만세동산에서 김녕서포구까지(6)
상태바
제주 올레길 기행 19코스: 조천 만세동산에서 김녕서포구까지(6)
  • 김영희
  • 승인 2023.01.26 0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촌리 4.3희생자 위령비 주변 돌담 밑에 소담스럽게 핀 수선화
정자가 매력적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물개 닮은 섬 다려도
솔칵으로 불을 밝혔던 그 옛날 민간 등대 북촌 등명대
북촌 동굴, 동복리 마을, 동복리 마을 운동장
북촌리 4.3희생자 위령비 주변 돌담 밑에는 소담스럽게 수선화가 피어 있었다.
북촌리 4.3희생자 위령비 주변 돌담 밑에는 소담스럽게 수선화가 피어 있었다.

순이삼촌 문학비가 있는 옴팡밭을 나오면 북촌리 4.3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위령비 주변 돌담 밑엔 소담스럽게 수선화가 피어 있었다. 바람이 매몰차게 분다. 날씨는 을씨년스럽다. 옷깃을 여미며 걷는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올레길을 걷는 사람은 없다. 저 멀리에 지나온 서우봉도 보인다. 바다에는 파도가 드세다.

저 멀리 지나온 서우봉도 보이고 바다에는 파도가 드세다.
저 멀리 지나온 서우봉도 보이고 바다에는 파도가 드세다.

북촌포구로 향하여 가는 길에 마을 해안에서 400m 거리에 있는 다려도가 보인다. 정자가 매력적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섬이다. 물개를 닮았다 하여 달서도(獺嶼島)로 부르다가 다려도(多來島)가 되었다. 4.3사건 때는 북촌리 주민들이 그곳으로 숨기도 했다. 어종이 다양하고 해산물이 풍부하여 마을 주민들에겐 보물섬이다.

정자가 매력적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다려도는 마치 날렵하게 헤엄쳐 가는 물개 같기도 하다.
정자가 매력적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다려도는 마치 날렵하게 헤엄쳐 가는 물개 같기도 하다.

북촌포구 어귀엔 도대불이라고도 하는 북촌 등명대(燈明臺)가 있다. 현대식 등대가 없던 시절 고기잡이 나간 어선들을 위하여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돌탑을 쌓아 만든 그 옛날 민간등대다. 처음에는 솔칵(관솔을 뜻하는 제주어)이나 생선 기름을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석유를 사용했다. 1915년 건립 연도를 알리는 표석까지 있는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도대불이다.

현대식 등대가 없었던 그 옛날 민간 등대라고 할 수 있는 북촌 등명대 위엔 건립 연도가 표시된 표석이 있다.
현대식 등대가 없었던 그 옛날 민간 등대라고 할 수 있는 북촌 등명대 위엔 건립 연도가 표시된 표석이 있다.

자그마한 북촌 포구를 벗어나 북촌 마을을 걸어가다 보면 동일주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건너면 농사지을 땅을 일구다가 동굴 천장이 무너지면서 발견되었다는 북촌동굴이 있다. 총 길이 120m의 용암동굴이다. 15분 정도 걸어가면 큰 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가로지르면 동복리 마을이다.

조천읍 북촌리 마을에서 구좌읍 동복리 마을로 들어선 것이다. 1875년 마을 이름이 경계에 위치한다는 뜻을 가진 ‘ᄀᆞᆯ막’에서 동복리로 바뀌었다. 동(東)쪽에서 해가 비치듯이 복(福)을 가득 실어다 줄 것을 염원하는 뜻을 지닌.

동복리 마을에서 동복리 마을 운동장을 향하여 가는 길에는 저 멀리 동복,북촌 풍력단지의 풍력 발전기 모습도 어렴풋이 보인다.
동복리 마을에서 동복리 마을 운동장을 향하여 가는 길에는 저 멀리 동복,북촌 풍력단지의 풍력 발전기 모습도 어렴풋이 보인다.

마을에서 20여 분 걸어 올라가면 수풀 속에 아담한 동복리 마을 운동장이 펼쳐진다. 이런 곳에 천연 잔디밭 운동장이라니. 예상치 못한 곳에 있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전에 왔을 땐 사람들은 없고 두 마리 백로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낯설었지만 신선했다. 오늘은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 올레길 걷는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역시 사람 사는 곳이나 이용하는 시설엔 그 주인인 사람이 있어야 좋다. 운동장이 내려다보이는 정자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