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강평국(아가다)·고수선(엘리사벳)·최정숙(베아트릭스)
학교법인 신성학원 총동문회(제24대 회장 현희순)는 18일 오전 10시, 고(故)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세 선인 '독립 애국지사 기념비 제막식'을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신성 100주년 역사관’ 앞에서 학교법인 이사장인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을 비롯한 문창우 부주교, 애국지사 유족, 도내 각 기관장, 재학생, 졸업생 등 100여 명이 성황을 이룬 가운데 홍경희 동문의 진행으로 개최됐다.
이날 제막식에 이어 문창우 부주교는 “이 땅에 평화와 정의를 위하여 삶을 봉헌한 이들에 정성과 뜻을 기리려 배움에 터전인 이곳에 마련한 기념비를 축복하시고 성인들과 의인들의 덕행을 따라 사는 저희가 천상 것을 찾으며 언제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라고 축복 기도를 하고 기념비에 성수를 뿌리는 축복식을 했다.
이어 현희순 총동문회장은 "강평국 선생의 추서 1주년을 맞아 세 분의 고귀한 정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건립하게 됐다"라며 "후배들은 대선배인 세 분의 삶의 철학을 통해 봉사 정신 열정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앞에 세분의 삶을 담은 한라산 형태의 삼각조형물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기념사를 했다.
이어 강우일 신성학원 이사장은 "선조들 가운데 우리가 기억하는 기념비로서 세분의 신성동문 선배님들이 역사에 남는 증거를 보여주셨다는 것이 후배들인 우리에겐 너무나 큰 영광이고 자랑이 아닐 수 없다"라며 "이 기념비를 세우는 것은 신성에서 성장해 나갈 우리 젊은이들이 이세분 선배들의 숭고한 정신과 삶을 계승하고 기억함으로써 이 나라와 겨레를 위해 빛이 되고 또 다른 표지석이 되길 바란다"라고 축사를 했다.
항일운동으로 조국 독립과 사회 운동에 평생을 바친 모교 출신 제주도 세 여성인 고(故) 강평국(아가다, 제주시 일도리 출생 1900~1933)·고수선(엘리사벳, 서귀포 가파도 출생 1898~1989)·최정숙(베아트릭스, 제주시 삼도리 출생 1902~1977)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가 신성학원 총동문회에 의해 제주시 아라동 소재 모교인 신성여자중학교 총동문회관 앞에 세워진 것이다.
고(故) 강평국·고수선·최정숙 선인은 1909년 10월 문을 연 제주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인 신성여학교(신성여중·고의 전신) 1회 졸업생으로 이후 서울 경성관립여자고등보통학교(경성여고보) 사범과에 함께 진학했다.
이 제주도 세 여인은 경성여고보 재학 중이던 1919년 3·1만세 운동을 계획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최정숙은 당시 79명에 이르는 소녀결사대를 이끌고 시위에 나서다가 체포돼 그해 11월까지 서대문형무소에서 약 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고 한다.
고수선은 졸업 후 충남 농산공립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독립군 자금을 모금해 상해 임시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의 감시가 강화되자 일본으로 건너가 의학을 공부했다. 1922년 3월 귀국 후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강평국도 졸업 후 전남 진도공립보통학교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받아야만 했다. 그는 나라를 되찾겠다는 마음으로 이름을 '강년국(年國)'에서 '강평국(平國)'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1925년 12월 제주에 모인 이들은 80여 명의 여성과 함께 '제주여자청년회(초대 회장 고수선)'를 창립했다. 제주 여성의 지위 향상이 목표를 두었다. 최정숙과 강평국은 1921년 제주 여성 문맹 퇴치를 위한 '여수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세 선인은 각자의 분야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최정숙은 교육·의술 활동에 활발했다. 제주도교육청 초대 교육감(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교육감)과 대한결핵협회 제주지부장을 지낸 바 있다. 고수선은 홍익보육원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제주 여성 최초로 정치에 뛰어들기도 했다.
강평국은 제주 최초의 여성 유학생으로 일본 도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건강 악화로 서른 세 살 때인 1933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다.
이 세 선인은 훗날 독립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고수선은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최정숙은 1993년 대통령 표창, 강평국은 2019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