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함덕咸德은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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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함덕咸德은 내 사랑
  • 한복섭
  • 승인 2021.11.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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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 함덕咸德은 내 사랑

                                         시인. 수필가 한 복 섭

 

   

시인, 수필가 한 복 섭
시인, 수필가 한 복 섭

  평화의 섬 아름다운 제주, 격하게 변하고 있다. 바닷가와 자연이 잘 어우러진 곳에는 땅만 있으면 집 짓는 소리가 하루가 멀다 하게 아파트며 빌라며 타운 하우스니 뭐니 집단 거주지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도심지에도 이름 모를 호텔들이 가득하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대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시대에 뒤 쳐진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시 지역에서 사람들이 아는 호텔은 kal호텔이나 그랜드 호텔 등 몇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호텔 전성시대다. 크고 작은 호텔들이 가득하고 몇 발자국 걸어가면 보일 정도니 말이다. 분양형 호텔들로 중국 자본에 의해 개발되는 곳에서 리조트 형태의 숙박시설도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생겨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처럼 개발이 이뤄지면서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제주의 옛 풍경들이 못내 사라져 버리는가 하면 바로 정서적으로 나무들의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1940년대의 조천읍 함덕리 태생이다. 함덕 하면 바닷물이 투명하고 전국에서 리里 단위로는 제일 큰 마을이다. 고향 마을을 떠나 지금은 가까운 삼양1동에 거주하며 가끔 시간이 날 때면 고향 함덕을 찾곤 한다. 가서 보면 별천지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호텔 천국이다. 한 집 건너 무슨 무슨 호텔로 장관을 이루고 있으니 말이다.
  고향 같지 않은 먼 이국異國 땅에 온 느낌이다. 눈물이 왈칵 솟는다. 거역할 수 없는 현실에 현대 메카니즘의 훤소한 도시의 생활 속 눈물인 것 같다.
  나고자란 함덕 우체국을 중심으로 1구 비석거리碑石車里에 서보면 동쪽으로 서우봉, 밑으로 드넓은 학교마당이 보이고 백사장으로 깔린 아련한 해수욕장이 보였었는데, 아름답던 그때 그 모습 다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요산요배遙山僚輩의 추억의 주마등이다.
  어쩌다 고향을 찾을 때면 마을 어귀에 어르신인 아버지 같은 정자나무가 있어 믿음직한 마음이 든든하여 늘 향수가 풍기고 동내마다 추억의 아롱진 꿈이 새기며 세월을 노래했다.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옛 가요곡의 한 구절이다.
  1990년대 구획정리 사업이 이뤄지면서 마을 내 오래된 세월에 나이를 먹은 나무들이 하나둘 잘려나가고 아이는 물론, 노인등 많은 추억이 달려있는 그 추억은 그 속에서 나고 자랐다. 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 먹기도 하면서 아버지의 너털웃음 속에서 말이다.
  고향 산천 부모 형제 언제나 그리운 마음의 고향입니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은행나무가 무성한 학굣길 흝으며 거닐던 길에 오늘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으로 미력하나마 고향 함덕咸德은 내 사랑이다.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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