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전국체전은 제주의 역량과 품격을 전 국민에게 선보이는 뜻깊은 무대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선수단과 관람객들로 경기장 주변은 물론 숙소와 관광지 곳곳이 활기를 띨 것이다.
하지만 축제의 화려함 못지않게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안전'이다.
특히 낯선 도시를 찾은 방문객에게 그 도시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밤길의 풍경이다.
가로등과 보안등은 단순한 불빛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안심하고 걷는 동반자이고, 야간 교통사고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패다.
체전 기간에는 늦은 시간까지 밖을 오가는 사람들이 훌쩍 늘어날 테니, 밤길을 환하게 밝히는 일은 훌륭한 경기장을 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서귀포시는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도로조명시설 특별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장 주변부터 선수단 동선, 숙박시설과 주요 보행로를 중심으로 구석구석을 살핀다.
단순히 불이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것을 넘어, 등기구 파손, 누전 위험, 분전함 상태, 수목에 의한 빛 가림 현상까지 아주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을 누비다 보면 뼈저리게 느끼는 한계가 있다. 담당 부서의 인력만으로 매일 밤 수만 개의 가로등과 보안등을 전부 감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어제 멀쩡히 불을 밝히던 조명이 오늘 밤 갑자기 꺼져버릴 수도 있는 것이 기계의 생리다.
그래서 담당자로서 시민들에게 가장 간곡히 당부하고 싶은 제도가 바로 ‘QR코드 고장신고’다. 길을 걷다 깜빡이거나 꺼진 가로등을 발견한다면, 기둥 표찰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쓱 스캔해 주시길 바란다.
굳이 전화를 걸어 복잡하게 위치를 설명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현장에서 곧바로 고장 신고를 할 수 있다.
시민의 작은 손끝에서 시작된 신고 하나가 어두운 골목을 밝히고, 제주를 찾은 누군가의 밤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실질적인 기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전국체전의 진정한 성공은 웅장한 시설이나 경기 결과로만 평가받지 않는다. 낯선 밤길도 불안감 없이 걸을 수 있고, 도시 곳곳이 정돈되어 있다는 포근한 인상을 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2026년 전국체전을 밝히는 빛은 경기장의 화려한 조명만이 아니다. 행정의 꼼꼼한 특별점검, 시민들의 적극적인 QR코드 신고, 그리고 이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과정이 빚어내는 거리의 불빛이야말로 체전을 밝히는 '진짜 빛'이다.
이번 전국체전 준비를 계기로 한층 밝아진 거리의 불빛이, 대회가 끝난 후에도 우리 시민들의 일상을 든든하게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