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길, 보도步道위에 주차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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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보도步道위에 주차하지 맙시다
  • 한복섭
  • 승인 2019.12.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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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보도(步道)위에 주차하지 맙시다

                                                               시인.수필가 한 복 섭

   1992년에 사람이 다니던 보도가 평탄한 자전거 길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필자는 지체 1급의 장애인이다. 이러한 자전거 길이 생겨 참으로 기뻤다. 왜냐면 현재는 사람이 다니는 전용보도로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용 전동휠체어나 스쿠터를 이용해 어디든지 다닐 수가 있기에 생활하면서 운동도 할 겸 바깥나들이를 하는 것이 좋을 듯싶어 전동휠체어에 몸을 싣고 이러한 자전거 길이나 보도를 이용해 여러 곳의 다닐 수가 있으며, 병 의원, 장애인복지관을 향해 가려고 거리로 나선다.
  전동휠체어에 몸을 싣고 아침 공기를 마시며 달리니 너무나 기분이 상쾌하고, 좋을 때가 있다.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소소하게 낙엽이 지는 겨울의 보도 위를 달리며 말이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여 이러한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분명 자전거 전용도로인데 누군가 버젓이 자동차를 주차해 놓고 있어서 할 수 없이 위험부담을 안고 자동차들이 마구 질주하는 도로 밑으로 내려와 달리다. 다시 자전 길 위로 올라와서 달리는 일을 반복하게 된다. 얼마 가지 못하여 또다시 자동차가 주차된 것을 보게 된다. 잠깐 내려와 자동차 도로 이용하는 순간 빠른 속도로 자동차가 얼마나 가까이 지나가는지 등골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자전거 길에는 주차된 자동차뿐만이 여러 장애가 되는 물건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버스정류소 건물도 앞을 가로막는 곳이 있다. 좁은 보도 위에 정류소가 있기에 길 폭이 너무 좁아 전동휠체어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다. 게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이 있어 난감할 때가 있다. 많은 사람이 바라보고 있어 미안하기도 하고 용기가 나지 않지만, 머리를 수그려 양해를 구하며 겨우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구전(口傳)에 의하면 이웃 나라인 일본은 장애인 휠체어 천국이라고 한다. 전동휠체어뿐만 아니라 일반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지 다닐 수 있도록 잘 되어 있다는 얘기다.
 
장애인의 복지를 책임지고 모 기관에 있는 분께서 몇 년 전에 일본을 교육방문 시찰하여 현장을 보고 돌아와서는 장애인들에게 얘기를 들려주던 적이 있었다.
 
반면에 우리가 생활하면서 다니고 있는 인도(人道)의 사정은 어떠한가? 잦은 도로공사, 울퉁불퉁 파헤쳐진 보도, 건널목과 건널목 사이에 높고 낮음의 많은 도로 턱으로 인하여 힘이 들 때가 너무나 많다. 이러한 장애물로 오랜 시간을 거리에서 헤맬 때가 종종 있다.
 
갈 곳을 제때에 가지 못하는, 장애인의 몸으로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하고, 숨어 우는 바람 소리처럼 그런 날이 너무나 많았다. 이러한 현실 앞에 순응하며 사실을 깨우치게 됐다.
 
자동차가 날로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애인과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나가야 아름다운 삶이라 할 수 있다.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주차를 단속하는 경찰관, 그리고 단속요원들이 볼 수 있다. 그분들이 조금만 신경을 써주신다면 아름다운 문화가 이 땅에 정착이 될 줄로 믿는다.
 
그리고 문화인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을 써서 주차하는 방법도 미덕으로 생각하고 올바르게 주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애인들은 자전거 길을 이용해 바깥나들이를 하고 싶다. 하지만, 자동차를 소유 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끔 도로 위의 자전거 길마저 차지해버려 장애인들이 설 곳이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수많은 인생길이 있다. 산전수전 평탄한 길이야 어디 있겠냐만, 성치 못한 지체장애인의 몸으로 전동휠체어에 몸을 싣고 길 위를 달리고 싶어진다.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어린아이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참으로 아쉽다.
 
필자는 1982년부터 제주 사회에 장애인의 복지향상을 위해 책임을 지고 일을 했던 사람이었다.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평화의 섬, 이 땅은 장애인의 시설이 육지부, 어느 지방보다도 잘되어있는 줄로 믿는다.
 
오늘 필자가 제안하는 내용을 시정 하고, 당장은 힘들겠지만, 서로 배려하고 공생공존(共生共存)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조상들이 나눔의 봉사로 사는 것을 아름다운 미덕으로 삼고 살아왔듯이 우리도 이와 같이 오늘에 되살려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이다.
 
선진질서의 문화의 척도, 자동차를 어느 곳, 어떤 장소, 어떻게 주 정차 하느냐에 따라 주인의 품격 내지는 인격 수준을 알 수가 있다.
 
질서를 지켜나가는 데는 너와 내가 따로 없으며, 장애인이라고 또한 때 를 쓰거나 하면 더욱 안 된다.
 
온 거리가 아름다운 문화로 숨 쉬고, 풀뿌리 나눔의 문화가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다사다난했던 201912월을 보내고 2020년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비전으로 긍지를 갖고 선진질서의 지성인으로 새역사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자. (20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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