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택 시인,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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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택 시인,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 출간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1.06.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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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택 시인
윤봉택 시인

윤봉택(66세) 시인이 20여 년 만에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층 출판사)를 세상에 펴놓았다. 

이번에 펴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서는 제1부 ‘그 섬에 기대어’편에 10편, 제2부 ‘무천’편에 10편, 제3부 ‘우리 촛불은’편에 10편, 제4부 ‘끝나지 않은 이야기’편에 19편 등 모두 49편의 시가 게재됐다. 해설 편에 유승우(문학박사) 시인의 해설 ‘존재의 원형에 대한 향수의 형상화’라는 주제로 ‘윤봉택의 시 세계’에 이어 ‘상민(相民) 윤봉택 연보’가 수록되였다.

유승우 시인은 “윤봉택 시인이 섬 출신이라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 곧 시인의 존재의 원형이며, 이 섬과의 대화가 곧 그의 신화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바다의 끊임없는 물살이 일어나고, 그 물살이 그의 영혼을 새롭게 하는 것도 알 수 있었다”라고 평했다.

 윤 시인은 “끝나는 이야기가 있을까. 끝나는 게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등단 삼십 년을 넘기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출신으로 다른 시인들과는 달리 첫 시집부터 대부분 시에 제주어를 구사하면서, 모두 발표되었던 작품의 발표지를 명시하여 시집을 엮은 게 특이하다.”라고 밝혔다.

시인은 고향마을 강정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지역주민들이 겪는 갈등과 고통을 가감 없이 시 작품으로 승화시켜 왔음을 볼 수가 있다.

윤 시인은 1956년 서귀포시 강정마을 출생, 강정초, 중문중∙해안중, 경남 거창고∙방송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와 박사(문화재학)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제주 바람), 같은 해 『문예사조』 4월호 신인상(시/바람 부는 섬 외 4편)이 당선된 이후 1996년 첫 시집 『농부에게도 그리움이 있다』, 2000년 『이름 없는 풀꽃이 어디 있으랴』 에 이어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다.

윤 시인은 문섬·한민족방언시학회·제주불교문학회·솔동산문학회동인, 서귀포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한국문인협회·국제PEN클럽한국본부 회원, 서귀포문인협회 회장과 서귀포시 문화도시사업추진협의체 위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서귀포예총 회장과 사)탐라문화유산보존회 이사장, 사)서귀포불교문화원 원장, 서귀포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 모임(서미모)’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불교 원각회 쌍계암 시자로 명상 간경 하고 있다. 
2012년 대한민국 문화유산 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1년도 제주문화에술지원사업 후원을 받아 발간됐다.

윤봉택 시인,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 펴낸곳: 다층 값10,000원
윤봉택 시인,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전면, 펴낸곳: 다층 값10,000원
윤봉택 시인,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 펴낸곳: 다층 값10,000원
윤봉택 시인, 세 번째 시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후면, 펴낸곳: 다층 값10,000원

 

'끝나지 않은 이야기·15'
― 다시 중덕에서

바다가 있어도 배 한 척 맬 수 없고,
바람이 불어와도 돛을 올릴 수 없는
일강정 중덕 물터진개
멀리서 바라보면
내 어머님 주름결 닮은 
머흐러진 삶의 편린
빗나간 운명선이 보이지 않아도
구럼비 언덕에 
삶의 자락을 내려놓으신
내 칭원한 사람들,
이젠,
해풍조차 머물 수 없는
큰구럼비 도꼬마리는
물알들의 바람이었을까.
이승에 남겨진 게 
마지막 혼돌랭이 물매기라 하여도
우리 잡은 손 놓아 돌아눕지는 말자.

범섬을 바라보면
물마루마다 다가서는 아픈 기억들,
겹겹이 나려
돌담 닿듯 쌓여 온
이 시대의 서러운 이웃
바다를 바라보면서도
바당이* 될 수 없는, 거친 물살
할망물을 떠 올리며 지전 날리던
그날,
바다로 먼저 간
그 사람들은 고자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돌렝이처럼
지샌 달이 되어 버린 
우리 삶에도
한 줌 바람인 것을
열일곱이었을까
내 고운 낭군 따라 걸어온 생명선…….
무사 무럼수과.*
내 나이, 갑자생인 것을
오늘, 
다시 돌아와
개구럼비 굽이마다 이어 놓은
천상의 계단,
거친 숨결 가르며 달려온
그대는
예서 무엇을 놓으셨는가…….

윤봉택의 시 '끝나지 않은 이야기·15'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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