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산책: 힌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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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산책: 힌두교
  • 김영희
  • 승인 2024.03.0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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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풀이한 바가바드기타(M.K.Gandhi interprets the Bhagvadgita)를 중심으로(140)

-깨달음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
-깨달은 사람은 깨닫지 못한 사람의 마음을 혼란시키지 않는다
-간디의 제자였던 비노바 바베(Vinova Bhave)의 바가바드기타 제3장에 대한 이야기
-톨스토이와 예수 그리스도
-인도 대통령이었던 인도 철학자 라드하크리쉬난(Radhakrishnan)의 주석
-한겨레 종교 전문 기자 조현의 향봉 스님과의 인터뷰
-중국 선종 제6조인 혜능과 '응무소주이생기심'

 

     깨달음이 없는 자가 집착하는 마음으로 모든 행위를 하듯이,

     오 브하라타(Bharata)여, 깨달은 사람은 집착하는 마음이 없이

     인류의 복지를 위한 소망으로 행위를 해야 한다. 

                                                                    (제3장 25절)

 

집착하는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무지한 사람들처럼 일해야 한다. 우리도 곡괭이를 들고 그들처럼 일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만큼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오직 세상의 이익을 위해 집착하지 않고 사심 없이 일해야 한다. (당신이 일에 집착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물레를 돌린다면 당신은 자신과 그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런 정신으로 일을 한다면, 영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고 일은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다. 에카다시<ekadashi: 음력 그믐 열하룻날> 단식을 지키는 사람이 아이들과 손님들을 위해 무집착의 정신으로 요리를 한다면 죄를 짓는 것이 될까?

 

 

     깨달은 사람은 집착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미혹한 사람의 마음을

     혼란시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집착심을 가지지 않고

     모든 행위를 하면서 그들도 그렇게 하도록 격려할 것이다.

                                                                        (제3장 26절)

 

현명한 사람은 일에 집착심을 가지고 하는 무지한 사람들의 판단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그들도 무소유로 살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해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랑의 방식을 통하여 사회혁명과 재건을 실현하려는 부단 운동을 전개했던 비노바 바베(Vinova Bhave, 1895~1982)는 그의 <천상의 노래(비노바 바베가 들려주는 바가바드기타 이야기)>에서 말하고 있다.

3장은 카르마 요가를 수행하는 자(카르마 요기)는 자신의 행위에서 얻어지는 열매를 포기한다고 해서 열매를 잃지는 않을 것이며, 역설적으로 그 열매를 무한히 넉넉하게 얻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세속적인 사람은 무한한 고생을 한 끝에 작은 보상만을 얻습니다. 그러나 카르마 요가를 수행하는 자는 작은 일을 하더라도 거대한 유익을 얻게 되지요. 그 차이는 마음가짐(바바나)에서 기인합니다. 톨스토이는 어디에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세속적인 사람이 매일매일 삶의 길을 달려가면서 그 안에서 얼마나 메말라가고 있는가 하는 것은 아무도 모르고 있지요! 그는 등에 나귀 두 마리가 져야 할 짐을 지고 가면서 좋아서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그의 고통이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보다 훨씬 더 크고, 그의 역경이 예수 그리스도의 역경보다 훨씬 더 극심한 것이 아닐까요?

 

인도의 대통령까지 지냈던 인도 철학자 라드하크리쉬난(Radhakrishnan, 1888~1975)의 주석 중 일부분이다.

현대의 인류학자들은 충고한다. 원주민들을 문명으로 이끌어 올려주려는 열망으로 그들의 노래와 춤들, 연회와 축제 같은 천진난만한 즐거움 들을 없애버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을 진심으로 위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들의 제한된 이해력을 한 단계씩 높여 확장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한겨레 종교 전문기자인 조현의 향봉 스님과의 인터뷰에서였다. 중국 선종(禪宗)의 제6조이자 남종선(南宗禪)의 시조인 일자무식의 혜능(慧能, 638~713)이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다는 금강경(金剛經)의 유명한 구절,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집착하는 마음이 없이 마음을 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인도와 중국에서는 ‘마음을 내되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해석한다고 했다. 즉 생기심이응무소주(生其心而應無所住)로. 하기야 인간의 마음은 수시로 시시각각 변하니까 그러는 게 더 적확하기도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수양이 되어 집착하는 마음이 없이 마음을 내는 데 이를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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