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기행 11코스: 하모 체육공원에서 무릉 외갓집까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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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기행 11코스: 하모 체육공원에서 무릉 외갓집까지(1)
  • 김영희
  • 승인 2021.03.3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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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 몽생이의 상징 '오좌수 의거비'
모슬포 육군 제1훈련소와 '삼다도 소식' 노래의 탄생
항일운동의 서산사와 목조보살좌상
해외로 수출하는 대정 암반수 마늘
동일리의 '해넘이 축제'와 소금밭, 야생 돌고래
원삼국 시대의 동일리 고인돌
방어와 자리돔잡이로 유명한 모슬포항이다. 모슬포 방어 축제는 2001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11월에 열리고 있다.
방어와 자리돔잡이로 유명한 모슬포항이다. 모슬포 방어 축제는 2001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11월에 열리고 있다.

하모 체육공원에서 한길을 건너면 곧바로 ‘오좌수의거비’를 만난다. 강화도 조약이 체결된 지 11년 후(1887)에 가파도 주변에서 어획물을 침탈하고, 모슬포에 상륙하여 민가의 가축을 약탈하며 샘터에서 물긷는 아녀자를 능욕하려는 일본 사람들에게 관군도 나서지 못한 것을 평범한 백성들인 모슬포 하모리 출신 다섯 장정들이 그들의 칼에 몽둥이로 용감히 맞서 싸운 것을 기념하는 비다. 그래서 요망진(똑똑하다는 제주어) ‘대정 몽생이’라는 말이 생겼나 보다.

모슬포항을 지나 10여 분 걸어가면 바닷가에서 솟는 용천수인 산이물이 나오고 그 옆에 산이물공원이 있다. 1951년 육군 제1훈련소가 모슬포에 설치되고 대부분 서라벌악단 소속의 기라성같은 가수들과 인기배우들로 군예대(軍藝隊)가 편성되었다. 불과 백여 미터 앞에 있는 바다에서 나는 숨비소리를 들으며 그들의 숙소인 목조 건물 2층에서 그 유명한 ‘삼다도 소식’ 노래가 탄생 되었다고 전한다. ‘삼다도라 제주에는 돌멩이도 많은데 발뿌리에 걷어채는 사랑은 없다드냐’로 시작하는. 예나 지금이나 그 시절 대중음악은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과 그 시대사조가 담겨있고 그래서 대중들이 사랑하여 흥얼거리고 많은 위로를 준다. 세월이 흘러도 그 음악 속에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클래식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더 위대하다.

도지정 유형문화재인 목조보살좌상이 안치되어 있는 제주 현무암으로 지어진 서산사는 소박하고 편안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도지정 유형문화재인 목조보살좌상이 안치되어 있는 제주 현무암으로 지어진 서산사는 소박하고 편안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산이물 공원을 지나자마자 동일 1리다. 몇 걸음 옮기지도 않아 제주 현무암으로 지어져 소박하면서도 이색적인 서산사(西山寺)가 나온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1918)의 선봉대장으로 직접 현장을 지휘하였고 5여 년이라는 가장 오랜기간 동안 징역 살았던 강창규 승려가 창건(1943)한 절이다. 도지정 유형문화재인 목조보살좌상이 안치되어 있다. 조선 전기의 불상 양식을 잘 보여주며 조성연대와 조각한 승려가 밝혀져 있어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좌로는 드넓은 바다와 우로는 마늘밭을 보면서 걷는다. 대정읍은 전국 마늘 생산량의 10%, 도내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대정 암반수 마농(마늘의 제주어)’은 밭농사가 잘 되는 비화산토양에 7~8m 깊이까지 관정하여 얻은 천연 지하 암반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가뭄 걱정이 없다. 저장기간이 다른 지역 마늘보다 오래 가고 항산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품질이 우수하여 해외까지 수출하고 있다.

좌로는 드넓은 바다, 우로는 대정 암반수 마늘 밭인 해변도로를 거닌다. 대정 마늘은 전국의 10%를 생산하며 품질이 좋아 해외로 수출도 하고 있다.
좌로는 드넓은 바다, 우로는 대정 암반수 마늘 밭인 해변도로를 거닌다. 대정 마늘은 전국의 10%를 생산하며 품질이 좋아 해외로 수출도 하고 있다.

10여 분 지나자 칠상사가 나온다. 그 앞에는 배를 타고 야생 돌고래도 탐사할 수 있다는 동일포구가 있다. 동일리는 설촌 당시부터 소금을 만드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소금밭, 즉 염전으로 1790년경부터 조간대를 이용한 천일염을 생산하고 제주 전역에 팔았으며 1920년부터는 품질이 좋은 동일리 소금을 육지에까지 공급했다. 제주도의 최서남단에 위치하여 태양이 가장 늦게 뜨고 지기 때문에 매년 12월 31일 해넘이축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 일몰이 환상적이라고 하는데 한번 연말에 꼭 와서 보고 싶다.

도지정 기념물인 지석묘 1~4호도 있다. 한반도에 철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기원전 300년부터 기원후 300년까지 600년에 해당하는 원삼국 시대에 생긴 고인돌이다. 역사적으로는 고조선이 멸망 또는 쇠퇴하고 부여가 건국되는 시기부터 삼국이 건립된 이후의 2세기에서 3세기에 걸친 시기다. 가시오름(106.5m) 아래 구릉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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