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림 작가 소설집 『서쪽으로 돌아가다』 펴내

'아버지의 바다' '걷기 피정안내' '막달라' '태풍서귀'

2024-10-07     유태복 기자
강홍림 소설작가

강홍림 소설집 『서쪽으로 돌아가다』. 여행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의 신작 세 편이 실려 세상에 나왔다.

더불어 수려한 풍경 76컷 사진이 커피처럼 다가오나 소설은 녹차처럼 잔잔히 심금을 울린다.

소설가 강홍림은 제주 서귀포에서 태어나 자란 서귀포 토박이다. “당신의 서쪽은 무엇이지?” 묻는다.

작가가 서귀포를 제대로 보기 시작한 것은 서귀포를 떠난 후라 했다. 대학 생활, 군 생활, 광고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서귀포를 떠나보니 서귀포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강홍림 작가는 전업 작가로 옷을 갈아입고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서귀리, 서귀면, 서귀읍, 서귀포시···. ‘西歸(서귀)’라는 지명은 어떤 의미며, 왜 만들어졌을까? ‘서귀’ 지명의 유래를 찾기 시작했다. 자료는 없었다. ‘서쪽으로 돌아가다.’ 西歸는 작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주제가 되었다고 말한다.

강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성실한 아버지로 묵묵히 살아가는 것은 고독하기까지 하다. 모든 가정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진학·진로 등 자녀에 대한 의사결정을 어머니가 한다. 자녀들은 아버지완 거리를 두지만, 어머니와는 가깝다. 치열한 경쟁 속에 던져진 아버지들은 가정 안팎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퇴직하고 노년에 막 접어든 아버지들은 오갈 데 없어 외로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아버지의 바다》는 이 땅의 성실한 아버지들을 위로하기 위한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서쪽인 셈이다.”라고 밝혔다.

“나는 왜 살아남았을까? 지난 코로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수도 있었고 불의의 사고로 떠났었을 수도 있다. 어릴 적, 젊은 시절 병으로 떠났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생존자인 셈이다. 나는 왜 여태 살아남았을까? 우리는 언젠가 떠나야 한다. 그러나 떠나본 사람은 없다. 죽음 너머에 무엇이 있든 없든 우리는 잘살아야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일까!”라고 말한다.

강홍림 작가는 서귀포 남영호침몰 위령탑 사진에 글을 실었다.

소설 《막달라》. 1970년 12월 15일 발생한 남영호 침몰사고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박춘희를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교도소에서 시작된 삶의 여정은 어쩌면 작가가 살고 싶은 삶을 소설에 담았는지 모른다.

단 한 사람 누군가에게라도 의미 있는 사람이었다면 잘산 것 아닐까? 내가 주인공인 영화의 마지막 장면! 내가 내 몸을 떠나려 할 때 어떤 마음일까? 소설 《막달라》는 독자들에게 이런 상상을 자극한다. 작가의 사상, 가치관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다. 원래 분량의 반의반으로 줄였으나 오히려 전개가 빠르게 느껴지는 장점도 있다.

“정부는 「자살 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을 위한 법률」을 만들었고, 중앙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자살예방센터를 설치해 자살을 줄이려 노력해왔다.”라며 “그러나 오히려 자살률은 높아졌고 OECD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결과가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을 설립해 자살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여전히 자살률은 높아지고 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국가 예산도 계속 증가해 천억 원에 이르고 있는데, 자살률은 왜 더 증가하고 있을까? 원인은 분명하다! 자살을 부추기는 원인이 더 많아졌고 강해졌기 때문이다.”라며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어떻게 무엇 때문에, 사회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고 있을까?”라고 물었다.

“우리는 ‘자살 예방’ 이런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자살 예방’이라는 단어의 선입견, 거부감으로 방해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만 예방 프로그램에, 뚱뚱한 사람이 참여하기를 주저하는 것과 같다. 차라리 ‘좌절 예방’이라는 단어라면 모를까? 소설 《태풍서귀》는 좌절 예방을 목적으로 썼다. 인생 위기가 오면, 인생 태풍이 불어오면 서쪽으로 돌아가자!”라고 강하게 말했다.

강홍림 작가의 저서는 《아버지의 바다》, 《불로초를 찾아서》 등의 소설과 《노는 것이 공부》, 《제주섬 사랑이야기》 등 문화콘텐츠를 기획했다.

춘천 배경의 소설 《부부의 꿈》 독자들이 춘천을 방문하자 춘천시에서 강홍림 작가에게 춘천시 명예시민, 홍보대사를 맡겼다.

서귀포 새연교를 찍고 글을 올렸다.
강홍림의 소설 '서쪽으로 돌아가다'표지, 펴낸곳: 아름기획, 값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