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개혁은 국제노동기준 위반… 노사자치 원칙 준수해야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이 국제기준을 위반하고 있다'. 국제노동기준과 헌법에 비추어 본 노동기본권 실태와 개선과제 토론회 열려

2023-12-05     허재성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김영진 의원, 노웅래 의원, 우원식 의원, 윤건영 의원, 이수진 의원(비례), 이은주 의원, 이학영 의원은 지난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공동으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국제기준과 헌법의 노동3권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 국제노동기준과 헌법에 비추어 본 노동기본권 실태와 개선과제 토론회 기념 단체 사진 / 제공=한국노총

윤애림 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제노동기준에 비추어 본 정부 행정개입의 문제점’이라는 발제에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결을 인용해 국제노동기준 준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윤 책임연구원에 의하면 대법원은 ILO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의 국내법적 적용 원칙에 대해 “국제인권규약에 조화되도록 법률을 해석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사법부가 지켜야 할 책무”라며, “국제인권기구의 결정 또는 권고를 최대한 존중하고 그에 부합하도록 법률을 해석하는 것이 헌법상 국제법 존중주의에 합치되는 것”(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판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헌법재판소도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근로조건의 집단적 결정은 대등한 위치에 있는 노사 간의 교섭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른바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이 내포되어 있다”(헌법재판소 2021. 12. 23. 2018헌마629, 630(병합) 결정)고 결정한 바 있다. 

윤애림 책임연구원은 노동조합 회계 공시 관련 “현행 노조법 제27조의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는 실제 정부의 이번 노동조합 회계 공시 요구는 단체의 행위가 규정이나 법률에 위배된다고 믿을 심각한 근거가 있거나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횡령 혐의 조사를 요구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ILO 결사의 자유 협약 제87호 제3조 2항에 반한다”라고 전했다. 

근로시간 면제제도 관련해선 “2021년 개정 노동조합법은 여전히 ILO 기준에 위반된다”라며,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넘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삭제한 것 외에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일정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초과하여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처벌까지 할 수 있다. 이는 ILO 제87호 협약 제3조를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윤 책임연구원은 단체협약 간섭 문제도 제기했다. 그동안 공공기관 노조들은 정부가 임금 등과 관련된 지침들을 일방적으로 수립하고, 지침의 권고사항 이행 여부를 경영실적 평가 지표에 반영함으로써 각 공공기관에서 이루어지는 단체교섭에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지침 및 가이드라인의 ‘권고사항’이 실질적으로 개별 기관의 단체교섭의 기본틀로 작동하고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는 토론에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령·소득세법 시행령이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조세법의 원칙 위반 △법률우위의 원칙 위반 △자기책임의 원칙 및 부당결부금지 원칙 위반 △평등원칙 위반·평등권 침해 등 위헌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봤다. 

문 변호사는 “회계 투명성은 돈이 모이고 쓰이는 모든 집단에게 동일하게 요구되는 가치”라며, “그럼에도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결산결과·운영상황을 내부 구성원이 아닌 제3자 일반까지 확장하여 공표하여야 할 의무가 사용자단체가 아닌 노동조합에만 강제되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정길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노동수석전문위원은 “현실적으로 노동관계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규범들을 국가가 주도적으로 규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국가는 노사간의 자치적 규율과 해결을 존중하고 촉진하는 ‘집단적 노사자치의 원칙’ 아래, 개입은 제한적·예외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