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기행 21코스: 제주 해녀박물관에서 종달바당까지(3)
등 껍데기에 하트 모양을 지닌 고마운 해양보호생물 남방방게 환경부 보호야생식물 해녀콩과 황근 자생지 준맹그로브(황근) 자생지 미세 기상 측정 장비 그린카본(Green Carbon)과 블루카본(Blue Carbon) 참맹그로브(true-mangrove tree)와 준맹그로브(semi-mangrove tree) 멜튼개와 '멜 들어왔수다' 외쳤던 선배
2007년 해양수산부에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바닷가에 굴을 파서 사는 게인 남방방게(Tunneling shore crab)에 대한 팻말도 보인다. 2019년 남방방게 인공증식에 성공하여 국내 최초로 하도리에 어린 게 200마리를 방류했다고 한다. 등 껍데기 윗면에는 귀여운 하트 모양도 있다. 갯벌 퇴적물 중의 유기물이나 죽은 물고기를 먹어서 갯벌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게다.
좀 더 가니 환경부 보호야생식물인 해녀콩과 황근 등 희귀 식물 자생지도 보인다. 근처에 ‘세미맹그로브(황근) 자생지 미기상 측정장비’가 설치되어 있다는 팻말도 있다. 미기상(微氣象)은 미기후(微氣候)와 같은 말이다. 지표면에서 지상 1.5m 정도의 공기층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규모의 기상을 말한다. 황근 자생지로서의 적합성을 알기 위하여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미세 기상을 수집하는 장치다.
나무, 숲, 열대우림 등 육상생태계가 흡수한 탄소를 그린카본(Green Carbon)이라고 한다. 갯벌, 맹그로브숲, 염습지(鹽濕地) 등 해양생태계가 흡수한 탄소를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한다. 블루카본이 그린카본에 비해 3~10배 높은 탄소 흡수 능력을 가졌다. 탄소중립이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전 세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린카본에 이어 블루카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계획이 실시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12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매년 4천만 톤의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울창한 숲을 만들어 그린카본에 성공하였다. 더 이상 산림면적을 늘리기 어렵고 비슷한 시기에 심은 나무가 나이 들면서 생장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눈을 돌리게 된 것이 블루카본인 것이다.
맹그로브는 참맹그로브(true-mangrove tree)와 준맹그로브(semi-mangrove tree)가 있다. 참맹그로브는 열대 및 아열대의 큰 강변이나 하구, 바닷가 진흙 바닥에서 자생하는 숲을 의미한다. 토양 깊이 뿌리를 내리는데 뿌리에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준맹그로브는 바다에 잠시 잠겨도 죽지 않고 염도에 잘 견디는 식물을 의미한다.
추위와 건조에 내성이 강한 준맹그로브류의 대표적인 식물이 제주도 내에 자생하는 황근과 갯대추다. 준맹그로브는 참맹그로브처럼 탄소 흡수능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해안가에서 거의 유일하게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블루카본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난대·아열대 산림연구소가 국제입업연구센터(CIFOR)와 국제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고 연구를 하고 있다.
좀 더 걸어가니 멜튼개가 바닷물에 잠겨있다. 하도리 굴동에 위치한 자연 빌레를 이용한 이중 갯담(원담)이다. 지금도 고기가 몰려들고 있는 살아있는 유적이다. 멜(멸치를 뜻하는 제주어)들이 많이 몰려들어 잘 뜨는 개라서 멜튼게라고 이름 지었다. 직장 시절 컴퓨터가 사무기기로 주변에 전파되는 초창기였다. 컴퓨터를 켜자마자 이메일들을 확인하는 풍조가 있었다. 아침에 출근하면 ‘멜(메일을 제주어 멜로 빗대어 하는 말)들어 왔수다’고 소리쳤던 선배가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