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아름다운 반찬
사랑, 아름다운 반찬
시인·수필가. 한 복 섭
시월과 인생, 많은 문화행사가 들어있는 문화의 달을 맞는다. 세월 흐르다 보니 어느새 그 무더운 여름 자나고 선선한 가을이 눈앞에 와있다. 일 년 사계절, 계절은 이와 같이 질서 정년하게 찾아온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 많은 어려움이 우리에게 있었다. 경제가 어려워 삶이 고단했고, 지난여름 폭염에도 시달려야 했다. 거기에다 잇따라 육지부의 닥친 긴 장마로 농작물이 침수피해를 당하는가 하면 채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우리의 삶이 여간 어렵다.
시월이 시작되니 겨울이 머지않아 날씨도 추워지리라 한 가지 걱정되는 일이 있다. 김장을 담그는 일이다.
어린 시절, 이맘때 시월이 오면 차가운 개울물가에서 얼어드는 입김으로 호호 불며 초절임 한 배추를 씻어 김치를 담그던 고향집 어머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러나 요즘 서민들 생활에 걱정시키는 일은 계속 오르는 물가 때문에 김장재료를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워 김장을 담근다는 것도 막연하다.
그렇다고 마트에서 사먹기는 더욱 부담 스럽다. 그렇지만 운명은 재천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리들의 이러한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밑반찬을 나눠주는 곳이 있다.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이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중증장애인을 위한 복지향상을 위해 재활 및,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의 모든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이요 사랑이 샘이 솟는 곳, 행복의 나눔 터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곳에서 평생학습(서예교실)에서 회원이 되어 서예를 배우며, 희망의 삶, 행복한 삶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필자와 같은 중증장애인들에게 사랑의 손길, 아름다운 밑반찬을 지원해주곤 한다. 마음속의 스며드는 감동의 울림이다.
생활의 어려운 혼자 사는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중증장애인, 이러한 장애인들에게 매월 말일이 되면 꼬박꼬박 집까지 가져다주는 사랑의 나눔 터가 되어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 이룰 데 없어 때로는 눈시울이 적시곤 한다.
오늘과 같이 선선한 가을이 오면 김장을 비롯한 반찬 종류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말로써 다 표현 못할 일이다. 동전 한 닢만의 동정이 아니다. 받아서 좋고 받지 못해 그런 것이 아니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고전13장 13절) 성경 말씀이 있다
얼마 없어 십이월 겨울이 오면 세모의 거리가 술렁인다. 먹고 마시는 쾌락주의가 만연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추위에 떠는 어렵고 가난한 내 이웃은 주변에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나눔의 행복으로 사랑의 손길로 어려운 내 이웃을 지켜 지켜주는 훈훈한 이 겨울이 되었으면 하겠다.
우리가 봉사하는 자세로 솔선수범하여 먼저 모범을 보일 때 지역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지를 가지고 정말 보람되고 자랑스러운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평생을 사는 동안 이 마음 변치 말고 미력이나마 지역사회를 위하여 봉사하며 살겠다는 마음과 자세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옛 선조들은 풀뿌리 나눔의 터가 되어 정조 시대, 탐라인의 의인義人 백성들에게 쌀을 나눠주는 ‘김 만 덕’ 따뜻한 사랑 나눔터가 있었다.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님, 그리고 밑반찬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에게 중추가절의 아름다운 계절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23.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