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갤러리 선정기획전 '거름 내는 소리(THE SOUND OF FERTILITY)'
산지천 갤러리에서 2022년 6월 9일부터 8월 5일까지
자연은 신이 만든 아름다움이고 예술은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이다. 예술 중 음악은 소리의 아름다움이고 그림은 색채의 아름다움이다. 산지천갤러리 선정기획전으로 ‘거름 내는 소리(THE SOUND OF FERTILITY))’가 열리고 있다. 제주시 일도 1동에 위치한 ‘산지천 갤러리’가 그곳이다. 2022년 6월 9일부터 8월 5일까지다.
‘거름 내는 소리’, ‘돗통시’ 등 제주 전통에는
이러한 생태 순환 정신이 배어 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거름 내는 소리>는
제주 전통 노동요로서 과거 거름을 논밭에 실어 내거나 펼쳐 내면서
부르는 농요의 제목이기도 하다. 동물과 인간의 배설물, 구들의 재,
쌀겨, 깻묵 등 일상의 하찮은 것들은 거름이 되어 토지를 정화한다.
사람들은 노래를 주고 받으며 바지런히 몸을 놀려
땅을 고르고 거름을 만들어 땅으로 돌려보낸다.
전시의 참여 작가 박가연, 신예선, 이다슬, 이한나는
주목받지 못하는 하찮은 생명이나 대상에 주목하여
생성하고 소멸하는 일시적 존재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한다. 유한한 존재를 애도하며
명주실이나 흙과 같이 자연의 재료를 잠시 빌리고,
그것들로 제작한 작품이 스러져 없어지는 것을
억지로 붙잡아 두거나 과하게 기념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작가의 역할이란 그러한 사라짐과 덧없음을 인정하고,
그것들이 다시 거름으로 돌아가기를 도와주는 것 뿐이다.
수행 속에 들려오는 작가들의 목소리는 ‘거름 내는 소리’이다.
-도록에서-
낚시줄에 매달린 뱀의 허물은 공기의 움직임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고, 자신을 비추는 빛에 의해 그림자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존재-허물-그림자’의 관계를 통해 삶과 순환에 대한 메시지를 시각화 함으로써 ‘죽음을 통해 생을 바라보고, 생을 통해 죽음을 인식하길 바라는’ 기존 주제 의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3전시실 박가연)
누에가 완전히 새로 태어나기 전 가느다란 실을 토해내 집을 만드는 것처럼 작가는 명주실로 오래된 기둥과 천장을 지지대 삼아 공간을 만든다. .....가느다란 실로 얽힌 그의 작업은 희미하지만 분명히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소멸을 상정해 둔 존재의 유한함을 인정하는 것. ..... (4전시실 신예선)
작가는 농사를 경험하며 잡초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작업의 국면을 맞았다. 잡초를 죽이는 것을 멈추고 잡초를 살리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저 그것들을 잘 기르고 보살피고 기록할 뿐인데도 혹시나 잡초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작가는 치밀하게 고민하고 반성한다. (1전시실 이다슬)
토우는 흙으로 만든 인형으로 과거에 부장품이나 주술적 우상, 또는 장난감으로 사용되었다. .....작가가 빚은 토우는 가마에 굽지 않아 일시적으로 어떤 형태를 붙잡고 있을 뿐, 자연과 시간의 순리에 따라 천천히 깎이고 녹아 어느새 사라질 것이다. .....형상이 가진 장수와 행복과 같은 기복의 가치와 상징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풍화되고 자연으로 돌아가 한 줌의 흙 덩어리가 된다. (1전시실 이한나)
*관람문의 064.7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