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0.4% 불과한 장애인… 기회균형 10%로 상향

- 이번달 중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해 법제화 - 사회통합전형 운영 의무화…현 고2부터 10% - 진주교대 장애인 차별…13개교에 '시정 권고'

2022-02-10     김영봉

모든 대학은 2024학년도 대입부터 전체 모집인원의 10%를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로 선발해야 한다. 지금도 국고로 장애인 선발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신입생의 0.44%에 불과해 법령으로 의무화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교육대학 등 44개교의 입시전형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3곳에서 장애 유형에 따라 지원할 수 없도록 막는 등 차별적 요소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을 권고하기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애인 고등교육 지원 종합방안을 심의했다.

◆ 올해 고2 입학하는 2024학년도부터 '10%' 적용

지난해 9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사회통합전형이 법제화되면서 교육부는 후속 조치로 모집정원 비율 등을 정하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지난달 20일 입법예고를 마쳤다.

해당 시행령에는 각 대학이 2024학년도 대입부터 전체 모집인원(정원 내·외) 10% 이상을 기회균형 전형으로 모집해야 한다. 올해 고2가 치르는 대입부터 적용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가 끝나 법제처에서 규제 심사 단계에 있다"며 "이번달 국무회의에 상정시켜 3월1일 시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나온 지원방안은 교육부는 법 시행을 앞두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입시에서 차별이 없도록 감독하고, 장애 대학생들의 학습지원 강화에 나서기 위한 추가 대책이 담겼다.

지난해 198개 일반대학 중 132개교(66.7%)에서 장애인 특별전형이 운영되고 있지만, 총 모집인원 34만여명 중 장애인은 0.44%(1555명)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특정 학과에만 한정돼 있거나 선발 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장애인 특별전형 운영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회균형 전형이 실제 장애인 선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에 권고한다. 가이드라인을 통해 특정 학과에서 장애인 선발을 막지 말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번 법령 개정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기회균형 전형 내 의무 모집비율 전체를 장애인으로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배자 자격에는 장애인을 비롯해 국가보훈대상자, 농어촌·도서벽지 출신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서해5도, 특성화고 졸업자 등이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장애인 단체 등에서 장애인만을 위한 모집인원 내 하한선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의 하한선을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농어촌, 저소득층, 특성화고 졸업자의 경우에는 개정 시행령 상에 상한선을 둬 기회균형 전형 선발인원 55%를 넘지 못하게 할 계획"이라며 "장애인, 탈북민 등은 상한선이 없고 법령으로 선발이 의무화되는 만큼 이들을 위한 교육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기회균형 의무 모집전형 중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방식 등으로 대입에서 차별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 "이런 장애는 지원 불가"… 대학 13개교 '시정요구'

교육부는 이와 함께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는 교대 등 교원양성기관 44개교를 조사한 결과, 13개교(29.5%)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대학에 공문을 보내 시정을 권고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들 13개교는 특정 장애유형에 대해서만 지원 자격을 부여해, 사실상 상당수 장애인의 입학 기회를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험생에게 '우리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교사(공무원)가 될 수 없음을 알리고 분쟁이 발생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확인서를 요구하거나, 모집요강에 신체검사 불합격 판정 기준을 적시한 대학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교육부 사안감사로 적발된 진주교대 입학팀장의 장애인 수험생 성적 조작 파문에 따른 것이다. 조사에서 당시 입학팀장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시각장애 1급 수험생의 점수를 의도적으로 깎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다른 장애인 지원자 5명에 대해서도 조작 의심사례가 발견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진주교대는 2022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정원 10%에 대해 모집정지 처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학은 전체 모집단위 중 일부 모집단위에 한해 정원 외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장애인 고등교육 접근성을 보다 제고하기 위해 대학에 선발 모집단위(학과)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미 대학에 입학한 장애 학생들을 위해서도 지원 체계를 보강하고,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가 수준의 장애인 고등교육지원센터 설치, 운영 근거를 마련하고 권역별 거점대학 8개교를 육성한다.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 실태평가 운영도 평가기관을 지정하고 지표를 개선하는 등 실효성을 담보한다.

장애대학생,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각종 사업을 통합하고 참여 대학을 늘리는 한편, 권역별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장애인을 위한 전공서적을 만든다. 당사자와 교육 지원 인력이 참여하는 점검단을 운영해 대학의 실태를 개선하고 중장기 과제 논의에도 착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