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렴,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강주연 / 서귀포시 대천동주민센터 주무관

2026-11-02     유태복 기자
강주연 주무관

공무원 면접에서 “공무원의 6대 의무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망설임 없이‘청렴의 의무’라고 답했다.

당시 내게 청렴은 부정한 청탁을 거절하고 금품이나 향응을 멀리하는, 비교적 명확한 원칙이었다.

면접을 준비하며 그 의미를 익혔다고 생각했지만, 청렴이 실제 업무 속에서 어떻게 실천되는 지까지 깊이 고민해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실무 수습을 한 달가량 경험한 지금, 청렴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지고 있다.

청렴은 부정한 일을 하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업무에서 정직함과 공정함을 지키는 태도였다.

근무 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업무 중 실수가 발생하면 이를 숨기지 않고 알린 뒤 바로잡을 방법을 고민하는 것 역시 청렴의 실천이었다.

청렴은 거창한 다짐보다 매일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조금씩 배워 나가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지난 9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종합 안내소에서 근무하면서 더욱 선명해졌다. 스마트폰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도와 디지털 티켓을 발급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대기 줄이 길어지자,

순간‘대충 안내하고 돌려보낼까?’하는 안일한 유혹이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내가 경계해야 할 것은 명백한 부정행위뿐 아니라, 내 편의를 앞세워 시민의 불편을 외면하려는 태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기다리던 시민들의 양해를 구한 뒤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발급을 도왔다.

마침내 티켓을 발급받고 안도하는 어르신의 표정을 보며, 공무원의 청렴이란 나 자신의 편리함보다 시민에 대한 책임을 우선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공직생활을 하며 새로운 업무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모르는 것은 주변에 묻고, 잘못한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며 하나씩 배워 나가고 싶다.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빠르고 편리한 방법을 선택하고 싶은 순간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시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려 한다.

면접장에서 청렴의 의무를 자신 있게 답했던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그 답변이 말에 그치지 않도록 일상의 작은 선택으로 증명해 나가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