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법광고물 없는 거리가 건네는 하루의 작은 위로

안지원 / 서귀포시 동홍동주민센터 주무관

2026-10-28     유태복 기자
안지원 / 서귀포시 동홍동주민센터 주무관

하루를 살아가는 힘은 꼭 특별한 휴식에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한 뒤 잘 정돈된 집에 들어설 때 느끼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머무르고 싶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때의 안락함도 있습니다.

이런 소소한 일상의 감각이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 다음 날을 살아갈 힘을 건네기도 합니다.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매일 마주하는 공간에서 느끼는 작은 위로도 참 소중합니다.

동홍동에서 실무수습을 시작하고 한 달 동안 종종 불법 광고물을 제거하기 위해 거리로 나갔습니다.

가로수에 붙은 전단지를 하나하나 떼어내다 보니 문득 집 청소를 마친 뒤의 기분이 떠올랐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이 안락함을 주는 것처럼 거리도 깨끗해지면 그곳을 걷는 사람의 하루가 조금은 가벼워질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는 거리에 광고물이 붙어 있다는 사실조차 크게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떼어내고 보니 거리가 한결 깔끔해진 게 느껴졌고, 그 거리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매일 걷는 거리가 깨끗해졌다는 사실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그 기분 좋은 감각은 일상 어딘가에 스며들 것이라 믿습니다.

그 기분을 이곳에서 매일 일상을 살아가는 분들도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거리를 정돈하는 일은 한 사람의 손만으로는 오래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 공간을 함께 살아가는 주민 여러분께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주신다면 우리 동네는 지금보다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홍보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가로등이나 담장 대신 지정게시대를 이용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가게 앞이나 집 주변에 붙은 불법 광고물이 눈에 띄면 가볍게 떼어 주시거나 동주민센터에 알려 주셔도 좋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이 모이면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거리에서 소소한 안락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깨끗한 거리에서 하루의 작은 위로를 함께 나눠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