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생자, 이주민보다 담낭용종 유병률 높아…제주대병원 연구
- 건강검진 성인 1만5219명 분석…제주 출생자 유병률 10.6%, 이주민은 9.0% - 비만·지방간 등 대사적 요인 연관성 확인…국제학술지 JCM 게재
제주에서 태어난 원주민의 담낭용종 유병률이 제주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주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병원 연구팀이 대규모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출생 지역에 따른 담낭용종 유병률 차이를 확인하면서 제주지역 주민의 건강 특성을 고려한 예방·관리 정책 마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병원장 장원영)은 김영규 외과 교수와 권오성 의료정보과 박사 공동 연구팀이 제주도 내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주 출생자와 이주민 간 담낭용종 유병률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 같은 차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8년 5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제주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만5219명의 복부 초음파 결과와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JCM)’ 최신호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제주도민 전체의 담낭용종 유병률은 10.3%였다. 제주에서 태어난 원주민은 10.6%로, 제주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주민의 9.0%보다 높았다. 나이와 성별 등 다른 요인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제주 출생 여부는 담낭용종 유병률과 독립적인 연관성을 보였으며, 제주 출생자의 담낭용종 발생 가능성은 이주민보다 약 1.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낭용종은 쓸개 내부 벽에 돌출된 병변으로, 성인 건강검진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 대부분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양성 병변이지만, 일부 종양성 용종은 담낭암과 관련될 수 있어 크기와 형태 등 위험 요인을 고려한 적절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제주 출생자와 이주민 간 유병률 차이에 비만과 지방간 등 대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분석에서 제주 원주민은 이주민보다 비만과 지방간이 있는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권오성 박사는 “제주도는 타 시도에 비해 비만율이 높은 지역으로, 과거 해산물 위주의 전통 식단에서 현대식 고지방·육류 및 패스트푸드 중심의 식단으로 급격하게 변화해 왔다”며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와 지방간, 콜레스테롤 등 대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제주도 원주민과 이주민 간 담낭용종 유병률 차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큰 섬의 거주민을 출생 지역에 따라 분류해 담낭질환의 지역적 역학 차이를 밝혀낸 세계 최초의 보고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가 제주도민의 담낭용종 질환에 대한 맞춤형 보건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의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자인 김영규 교수는 지방간이나 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 등 대사적 위험 요인을 가진 제주 원주민의 경우 담낭용종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일정 크기 이상의 담낭용종은 담낭암과의 감별을 위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제주도민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검사와 로봇수술 등을 포함한 적절한 수술적 치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제주지역 주민의 출생 배경과 건강 특성에 따른 담낭용종 유병률 차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출생 지역과 담낭용종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인 만큼, 출생지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식습관과 비만, 지방간 등 관련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