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들만의 리그'를 넘어,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진정한 축제로
양용석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체육발전포럼 이사장
마침내 '빛나는 제주에서 함께 뛰는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제주의 푸른 품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제주에서 개최되는 역사적인 체육 이벤트이자, 전국 17개 시·도의 장애인체육 선수들이 땀방울을 흘리며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는 감동의 무대다.
장애인체육을 이끄는 한 사람의 단체장이자, 이번 대회에 직접 선수로 출전하는 당사자로서 필자는 개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사전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았다. 온몸으로 부딪히며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의 투혼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웠고, 그 뜨거운 열정은 진정한 스포츠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감동의 이면에는 씁쓸하고 아쉬운 잔상이 짙게 남았습니다. '제주 최초'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길거리를 수놓은 홍보 현수막이 무색할 만큼, 정작 경기장 안의 온도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휠체어 농구 코트 위를 뜨겁게 달구는 선수들의 열정을 반겨준 것은 텅 비어 있는 관중석뿐이었다. 선수들과 관계자들만의 외로운 응원 소리만 메아리치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만의 리그'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장애인체육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제107회 전국체육대회보다 한 달 앞서 치르는 이례적인 시도까지 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과연 제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국장애인체전이 진정으로 도민 모두가 함께 숨 쉬고 즐기는 축제로 준비가 되었는지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
이제 대회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진정한 의미의 '화합 체전'이 되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우선, 도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한다. 장애인체육대회는 장애인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우리 이웃이자 제주를 대표해 달리는 선수들이 온 힘을 다해 뛰는 이 자리에 여러분의 따뜻한 발걸음이 필요하다. 경기장을 찾아 주저함 없이 보내주는 "와!" 하는 함성과 박수야말로 선수들을 가장 멀리, 그리고 높게 뛰게 하는 마법 같은 원동력이다.
아울러 제주도정과 체육회 등 관계 기관 역시 형식적인 홍보와 동원 위주의 운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민들이 쉽게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학생들과 도민 단체의 자발적인 관람을 유도하는 세심한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 경기장이 꽉 찼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빛나는 제주'가 완성될 수 있다.
이번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메달 경쟁의 장으로 기록되지 않기를 바란다. 텅 빈 관중석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경기 기간 동안 도민들의 뜨거운 열정과 환호가 경기장 구석구석을 가득 채우길 소망해 본다. 장애와 편견의 장벽을 넘어, 우리 모두가 스포츠로 하나 되는 진정한 축제의 현장으로 도민 여러분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