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급성 부비동염·비염 등 상기도 질환 위험 높아

제주대병원·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해녀 8,868명 10년 추적 분석

2026-07-29     이봉주

평생 반복적인 잠수 작업을 이어온 제주해녀가 일반인보다 급성 부비동염과 알레르기 비염, 인두·후두 질환 등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녀들의 건강을 위한 체계적인 진료와 치료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대학교병원(병원장 장원영) 해녀건강연구센터(장석원·주진덕·이진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제주해녀 8,868명을 대상으로 코호트를 구축하고 약 1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이비인후과 분야 국제 학술지인 「Rhin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제주해녀 8,868명과 일반인 대조군 2만6,604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해녀의 비강 질환 발생 위험은 일반인보다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성 부비동염은 37%, 알레르기 비염은 30% 더 많이 발생했으며, 50세 이하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두드러졌다. 비염의 경우 해녀가 일반인보다 55%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목 건강과 관련된 질환도 해녀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인두 질환은 일반인보다 31%, 후두 질환은 28% 높은 발생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해녀들이 별도의 호흡 장비 없이 찬 바닷물 속에서 반복적으로 잠수하고, 장시간 숨을 참으며 급격한 수압 변화에 노출되는 작업환경이 코와 귀, 목 등 상기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장석원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던 잠수 환경과 상기도 질환의 연관성을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장은 "해녀 코호트는 극한 직업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희소한 연구 자원"이라며 "앞으로 위험 요인을 더욱 정밀하게 규명하고 직업성 상기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제주해녀의 잠수 작업과 상기도 질환의 연관성을 대규모 장기 추적 자료를 통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해녀들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예방·진료체계 마련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