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포츠 보도, 여전히 ‘감동·극복’ 프레임에 머물러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2026 동계 패럴림픽 미디어 보도 분석 대부분 ‘인간 승리’ 등 미담 중심… 참여권 등 권리 의제는 실종
국내 언론의 장애인 스포츠 보도가 국제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여전히 ‘감동’과 ‘극복’ 중심의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는 올해 3월 국내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를 대상으로 동계 패럴림픽 보도 실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분석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보도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IPC는 장애인 스포츠 보도 시 ▲장애보다 ‘선수’라는 정체성 우선 ▲장애 극복·감동 서사 남용 금지 ▲휠체어를 ‘속박’의 개념으로 묘사 금지 ▲참여권과 평등한 기회 조명 등을 권고하고 있다.
방송 보도 분석 결과 12건 중 3건은 ‘인간 승리’, ‘미소 천사’, ‘두 팔로 달린’ 등 장애 극복과 감동을 강조하는 미담 형식이었다.
신문 보도 역시 20건의 패럴림픽 관련 기사 대부분이 경기 결과와 메달 중심의 단순 정보 전달에 머물렀으며, 장애인 스포츠를 사회적 권리나 정책의 문제로 접근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보도 관행이 장애를 개인의 노력과 극복의 문제로 환원시켜 사회적 장벽과 제도적 책임을 가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종목 규칙이나 등급분류 등에 대한 설명 부족은 장애인 스포츠의 전문성을 약화하고, 대중의 이해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스포츠 참여권이나 접근성 확보와 같은 권리 의제가 거의 다뤄지지 않아 장애인 스포츠가 공공 정책의 영역이 아닌 일회성 이벤트로 소비되는 구조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장애인 스포츠 보도의 질적 전환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국제 기준을 반영한 국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 ▲언론인 대상 장애 인식과 스포츠 체계에 대한 교육 ▲공영방송 심층 보도 확대 ▲자막·수어·화면해설 등 미디어 접근성 강화 및 장애 당사자의 보장 등이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는 “장애인 스포츠 보도의 문제는 사회가 장애를 어떻게 이해하고 재현하는가의 문제”라며, “감동 소비를 넘어, 권리와 구조를 함께 설명하는 보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