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수록 가난해지는 장애인”...기초생활보장법이 ‘자립’ 막는다

한자연, 연구보고회서 제도적 문제점 지적 장애인 '일할 권리' 보장 위한 근본 개편 촉구

2025-12-20     김명식 기자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지난 17일 이룸센터에서 「장애인 일할 권리보장과 제도개선 연구보고회」를 개최했다. 

보고회는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장애인의 빈곤을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고착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제도 개선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학계, 장애인고용 전문가, 자립생활(IL)센터 활동가, 보건복지부 관계자, 장애인 당사자 등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에서 남정휘 문경대학교 사회복지서비스과 교수는 장애인 빈곤의 구조적 원인으로 △장애 추가비용을 반영하지 않는 빈곤선 △낮은 근로소득 공제율 △중위소득 대비 지나치게 낮은 급여 기준 △의료급여로 인한 빈곤의 고착을 지적했다.

김용탁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박사는 의료급여를 시혜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건강권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하며, 수급자격 일시정지·유예 제도 도입과 노동경험 보장 등 적극적인 취업 지원을 강조했다.

김성은 중구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의료급여 분리를 통한 건강권 상시 보장, 취업 시 소득산입 유예와 단계적 급여 감액, 교통·주거 지원 등을 주장하며 장애인 수급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개별법 제정과 현장 행동을 촉구했다.

장애인 당사자 발언에 나선 박기주 중구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중증장애인에게 맞는 근로기준과 고용 안정, 소득과 무관한 의료보장이 없으면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제도 설계 시 행정 논리가 아닌 장애인 당사자의 실제 삶과 경험을 반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홍승표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서기관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빈곤층 일반을 위한 최후의 안전망으로 설명하며, 장애인 특성을 반영한 지원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보다는 별도 정책이나 제정 법률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 책임자인 우주형 교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이론상 '최후의 안전망'이지만, 현실에서는 최소한의 안전망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현행 제도가 수급자를 '근로 불능자'로 전제하는 등 제도 설계와 관점의 문제가 근본 원인이라며, 국기법 개정 또는 특별법 제정 등 정치적 결단을 포함한 근본적인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