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기행 16코스: 고내 포구에서 광령1리 사무소까지(1)
상태바
제주 올레길 기행 16코스: 고내 포구에서 광령1리 사무소까지(1)
  • 김영희
  • 승인 2021.07.20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레 16코스 애월 해안도로의 매력
그 곳을 알려면 걸어야
항몽 멸호의 땅 애월읍
고내리 정자에서의 휴식
애월 해안도로와 바닷가 사이로 난 샛길은 16코스의 매력이다. 저 멀리 애월항이 보인다.
애월 해안도로와 바닷가 사이로 난 샛길은 16코스의 매력이다. 저 멀리 애월항이 보인다.

고내 포구에서 광령1리 사무소를 향하여 가는 올레 16코스는 해안 길을 걷다가 중산간을 향하여 간다. 그 유명한 애월 해안도로를 5km 정도 걷다가 구엄 포구에서 방향을 한라산 쪽으로 틀어 10km 정도 중산간에 있는 광령 마을을 향하여 간다.

애월 해안도로를 예전에 자동차로 여러 번 드라이브하며 다녀봤다. 걸어보는 것은 순전히 올레길 덕분이다. 역시 길은 걸어야 제맛이다. 자동차로 지나는 것은 수박 겉 핥기다. 걸어야 자기 것이 된다. 땅을 밟아야 그곳을 알 수 있다.

제주시에 용두암 쪽에 생긴 해안도로를 자동차로 처음 지날 때 참 경이로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해안도로를 반드시 거쳐서 온다. 이제는 처음과 같은 마음은 아니지만, 해안선과 수평선의 바다가 주는 안온함과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절로 콧노래가 나오게 하는 풍광이다.

'애월읍경은 항몽멸호의 땅'이라는 큼지막한 표지석 곁에 동쪽 항파두리 쪽에는 김통정 장군, 서쪽 새별오름 쪽에는 최영 장군의 석상이 있다.
'애월읍경은 항몽멸호의 땅'이라는 큼지막한 표지석 곁에 동쪽 항파두리 쪽에는 김통정 장군, 서쪽 새별오름 쪽에는 최영 장군의 석상이 있다.

애월 해안도로와 바닷가 사이로 난 샛길을 따라 걷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단애가 있는 곳의 길이라서 그런지 밑으로 보이는 바닷가를 굽어보면서 걷는 재미는 더욱 쏠쏠하다. 얼마 가지 않아 큰 표지석과 함께 두 장군의 석상이 있다. ‘애월읍경(涯月邑境)은 항몽멸호(抗蒙滅胡)의 땅’이라고 쓴 표지석이다. 동쪽으로는 항파두리를 가리키는 바윗돌과 김통정 장군의 석상이, 서쪽으로는 새별오름을 가리키는 바윗돌과 최영 장군의 석상이 있다.

 

   .....이제 항파두리와 새별오름 그 중간 지점인

   이곳을 지나는 나그네들이여!

 

   옷깃을 여미어 곧바로

   저 드넓은 제주 바다를 응시하며

   고려 무인이 품었던 민족자존의 혼을

   한 번 더 되새겨 보게나!

 

   아! 오늘날의 탐라 후예들이여!

 

   분단된 국토의 아픔을 흐느끼며

   두 장군이 지닌 장부의 기상을 우러러

   항몽유적지에서 봄꽃놀이도 하고

   새별오름의 들불 축제로 겨울밤을 훤히 밝혀

   나라 사랑 정신을 일깨워 보게나!

 

   이런 찬란한 불꽃은

   앞으로 어떤 외부의 침탈에도

   이를 무찌르겠다는

   봉화이며 함성이고 맹세의 깃발이다......

 

문단 단락과 띄어쓰기만 임의로 하였다. 읽으면 저도 모르게 절로 피가 끓어 오르는 것 같다. 김통정 장군이 입도 웅거한 지 740년, 최영 장군이 승첩한 지 637년인 2011년 10월에 표지석을 세웠다는 글로 끝을 맺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배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한가롭고 여유롭다.
무더운 날씨에 배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한가롭고 여유롭다.

날씨가 너무 무더워 언덕배기를 내려와 평지에 있는 정자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책도 읽고 배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고, 어머니와 아들인 듯 뙤약볕에서도 바닷가 바위 위에서 뭔가를 다정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경이롭게 쳐다보며 가끔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몸을 맡기다 보니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