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수 송가(長壽 頌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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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수 송가(長壽 頌歌)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4.08.3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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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렬 주교 / 2024. 8. 13. 제주 새미은총의 동산에서
김창렬 주교
김창렬 주교

이것은 무엇에 깜짝 놀라 소리 지르는 사람의 심정으로 남들과는 달리 예외적으로 장수의 특혜를 누리고 있는 나의 찬가로 기쁨과 놀라움의 노래이다.

나는 그리 많지 않은 연세로 영생으로 들어간 한 스승님으로부터 천수를 다한 기쁨을 노래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분은 사제로서의 자신의 생의 종말은 무심히 살다가 또한 무심히 마치는 것이라 하셨다.

주심께서는 평소 그가 간직하고 있던 그 소원대로 해주신 것이다.

아, 복되어라. 그의 죽음이여!

그리고 나는 한 분의 특별한 선배 대주교를 모시고 있다. 그분은 한국의 성직자 중에서 가장 오랜 생을 누리시어 백수(白壽)를 경축한 지 이미 몇 해가 흘렀다.

그런데 이곳 제주교구에서도 나의 백수를 두고 경축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을 나는 듣곤 한다.

이 어인 일인가! 사제 된 지 5년이 되던 해에 앞으로 5년 정도밖에는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기도 했던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살고 있으니 그저 감격할 뿐이다.

이러므로 나의 장수의 송가는 사랑의 송가요 감사의 송가가 되는 것이다.

나는 나의 죽음에 대하여 주님께서 은밀히 일러주시는 소리를 들었다. 곧 나의 죽음에 대하여 그 시간과 상황에 관한 것인데 그것을 한두 차례 여기저기서 느끼게 되니 꼭 그렇게 되리라는 심증이 박힌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이제로부터 영원히 이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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