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돈 시인, 다섯 번째 시조집 ‘딱!’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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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돈 시인, 다섯 번째 시조집 ‘딱!’ 펴내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1.06.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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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담백한 시편…
온기 남은 온돌방에 들어선 느낌
강상돈 시인
강상돈 시인

강상돈 시인이 최근 그동안 발표했던 단시조를 모아 다섯 번째 시집 ‘딱!’을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제1부 ‘은밀한 계획’ 편에 ‘찰라’ 등 15편, 제2부 ‘혈서 한 장’편에 ‘가을 편지’ 등 15편, 제3부 ‘숙명’ 편에 ‘이사를 하며’ 등 15편, 제4부 ‘살풀이’ 편에 ‘무당거미’ 등 15편, 제5부 ‘고요의 길’ 편에 ‘새벽 비 1’ 등 15편, 총 5부로 75편의 단시조가 수록돼 있다.

이번 시집의 특징은 강상돈 시인의 시선과 생각이 얼마나 끈질기고 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달팽이에 관한 생각도 그렇고, 벚꽃과 담쟁이에 대해서도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이렇듯 특정 대상을 질릴 때까지 궁구한다는 것은 작가가 지녀야 할 좋은 습관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시를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는데 시인은 생각을 두드리고 느낌을 두드린 끝에 시를 수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매일같이 밤낮으로 쳐다보는 시인의 눈을 의식했는지 담쟁이도 벚꽃도 순순히 시를 내준다. 그의 시는 한결같이 솔직하고 담백하다. 무엇보다 여동생이 짜준 스웨터처럼 따스하고 아늑하다. 그래서 뭉클하다.

또 때로는 익살맞기도 하여 부담 없이 가슴 속에 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거대한 상처의 겉을 핥아 덧나게 하기보다는 자신의 상처와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인류 공통의 관심사 즉, 가족과 사랑을 담아 느릿느릿 걸어가는 달팽이가 되고자 한다. 그리하여 좋은 시란 어떤 것인가 돌아보게 한다.

권영오 시인은 해설 ‘삶을 향한 집요한 시선’에서 “강상돈 시인의 시편들을 보노라면 정성껏 붉은 스웨터를 걸친 듯 마음이 따뜻해진다.”라며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온기가 남는 온돌방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라고 평했다.

강상돈 시인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1965년 출생, 1998년 ‘현대시조’로 등단, 시선집 ‘화전 터 뻐꾸기’, 시집 ‘느릿느릿 뚜벅뚜벅’, ‘쇠똥구리는 아무 데나 쇠똥을 굴리지 않는다’, ‘별꽃 살짝 물들여 놓고’ 등을 펴낸 바 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에서 근무하며 틈보며 시를 쓴다. 제주문인협회 '제주문학'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혜향문학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회원, 애월문학회 회장, 제주시조시인협회 부회장을 맡으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펴고 있다.

이번에 펴낸 시집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1년도 지원사업 후원을 받았다.

강상돈 시인, 다섯 번째 시조집 ‘딱!’ 펴낸 곳:책 만드는 집. 값 1만 원.
강상돈 시인, 다섯 번째 시조집 ‘딱!’ 펴낸 곳:책 만드는 집. 값 1만 원.
강상돈의 시  '딱!', '단풍 1' 전문
강상돈의 시 '딱!', '단풍 1' 전문

 

달팽이 1

 

느릿느릿 가는데 무슨 욕심 더 부리랴

집 한 채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데

축축한 봄날이 오면 느림보로 살고 싶다

강상돈의 시 ‘달팽이 1’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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