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숙 시인, 시집 『우리의 발작국이 가지런하지 않아도』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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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숙 시인, 시집 『우리의 발작국이 가지런하지 않아도』 펴내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3.11.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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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숙 시인
양민숙 시인

양민숙 시인이 시집 『우리의 발작국이 가지런하지 않아도』를 ‘한그루’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 2023년도 후원으로 펴내 세상 빛을 보고 있다.

양민숙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이미 사라진 것들 / 지금 사라지고 있는 것들 / 낮고 아프고 위태로운 것들 / 그러나 따뜻한 기억으로 남은 것들 // 더 늦기 전에 / 나지막하게 불러봅니다. // 누구도 아프지 않기를 기도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펴낸 시집에는 ▲1부 ‘금방 사라질 단어 같아서’ 편에 ‘빛에 대한 짧은 기억’ 등 11편, ▲2부 ‘피어나는 순간은 언제나 붉고’ 편에 빛에 대한 짧은 기억‘ 등 11편, ▲3부 ’쓰다 보면 번지고 번지다 보면 물드는 것‘ 편에 ’누구나 시인‘ 등 11편, ▲4부 ’그믓은 그믓을 만들며 퍼졌고‘ 편에 ’귀가‘ 등 11편, ▲5부 ’신기루 같은 노랑 신호가 떠오르면‘ 편에 ’당올레‘ 등 11편, 후미에 현택훈 시인의 [발문] ’오래된 운명은 사랑이 되고‘ 순으로 수록됐다.

문태준 시인은 “양민숙 시인의 시편들 속에서 제주 시편은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라며 “개개의 꽃에 제주에서의 삶의 서사를 투영하거나 제주의 신앙을 통해 ‘비념의 시간’(「할망물」)을 노래할 때 그 각각의 시는 마치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의 물숨 같아서 애절하고 빛나고 감동적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면서 동시에 양민숙 시인은 시를 통해 ‘당신의 언어 안으로 들어’(「월령 돌담 위에 노랑 신호가 걸려요」)가려고 한다. 이 지향은 모든 존재에 대한 사랑의 구체적인 구현이며 온기의 회복이며 마르고 야위어가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발로라고 하겠다. 나는 이 시편들이 애련(愛憐)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추천사에서 밝혔다.

양민숙 시인은 1971년 겨울, 제주 한림읍에서 태어나 2004년 「겨울비」 외 2편으로 詩와 인연을 맺고, 시집으로 『지문을 지우다』, 『간혹 가슴을 연다』, 『한나절, 해에게』 발간하고 이번에 『우리의 발작국이 가지런하지 않아도』를 펴냈다.

제주문인협회, 한수풀문학회, 제주PEN회원, 운앤율 동인으로 문학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양민숙의 시집 『우리의 발작국이 가지런하지 않아도』 ▲ISBN9791168671232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0월 28일 ▲쪽수:140쪽 ▲크기: 131 * 206 * 13mm / 341g ▲발행처 : 한그루 시선 ▲값: 10,000원
양민숙의 시집 『우리의 발작국이 가지런하지 않아도』 ▲ISBN9791168671232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0월 28일 ▲쪽수:140쪽 ▲크기: 131 * 206 * 13mm / 341g ▲발행처 : 한그루 시선 ▲값: 10,000원

 

‘족두리꽃’

 

책상 한 귀퉁이 자리하던 시집을 펼치니
마른 꽃대 끼어둔 책장 사이
평대리 족두리꽃 피었다

 

땅 한 평 없어 가난하다던가
걸음 닿는 곳, 씨앗 뿌리고
거리마다 족두리꽃 피었으니
평대리 모든 길이 복기 씨의 꽃밭이다

 

한껏 치장한 족두리
내려 줄 사람은 나타나지 않고
마르고 말라서 가슴 타들어 가면
달밤에 행인 지나는 기척에도
후두둑 후두둑 씨앗을 털어낸다

 

하얀 시간은 흘러가는가
씨앗을 받는 일은
달밤이어야 하는 것
너의 가슴에 문을 두드리는 것
대답 없는 걸음을 보내주는 것

 

시집 안에서는 사랑 이루어질까
붉게 더 붉게 피는 꽃

 

양민숙의 시 ‘족두리꽃’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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